챗GPT 효과 선점한 TSMC…K반도체도 수혜 가시화

TSMC 챗GPT발 사상 최대 월매출 달성
오픈AI, GPU 사용량 늘어난 효과
엔비디아, 공급망 다양하게 유지…삼성전자도 수혜 전망

입력 : 2023-03-27 오후 3:36:5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반도체 분야의 챗GPT 수혜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오픈AI를 만들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증하는 흐름입니다. 이에 GPU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수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덩달아 엔비디아의 GPU 수주 물량이 늘어난 TSMC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인 만큼 관련 낙수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TSMC의 파운드리 가동률도 저하됐지만 챗GPT를 앞세운 생성형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2분기에는 가동률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높습니다. TSMC는 특히 7나노 공정에서 엔비디아의 GPU A100, 4나노에서 GPU H100 등의 수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덕분에 올 1, 2월 연속 사상 최대 매출도 경신했습니다.
 
오픈AI 핵심 부품 부상한 GPU
 
GPU는 본래 게임용으로 개발됐으나 비슷하게 연산량이 많은 챗GPT에서도 핵심 부품으로 부상했습니다. 챗GPT 차세대 버전이 개발될 때마다 GPU 사용량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TSMC의 파운드리 비중은 스마트폰 부품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나 PC 및 서버 비중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TSM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하는 H100 물량도 수주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바이두가 오픈AI를 개발하면서 현지 시장 전용 GPU A800 시리즈에 대한 발주 물량도 흡수하는 중입니다. 챗GPT 대항마를 개발 중인 구글도 오픈AI에 사용하는 엔비디아 GPU를 발주하면서 TSMC 수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상반기 파운드리 3나노 공정에 먼저 진입해 작년 말 3나노 양산을 시작한 TSMC에 앞섰으나 시장의 중심이 4-7나노에 머물러 있습니다. 챗GPT 효과 때문입니다. 오픈AI는 GPT 3.5 출시 4개월만에 성능과 품질이 향상된 GPT4를 지난 14일 출시하면서 시장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4-7나노 시장 활성화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한 면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4나노 초기 공정 수율 문제를 겪었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은 지난해 “5나노 이하 초기 램프업에 시간이 소요됐으나 점진적으로 개선, 안정화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7나노에서도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의 공급망 재편 이슈가 있었습니다.
 
엔비디아의 H100 등 신제품 GPU를 TSMC가 집중 수주한 것 때문에 파운드리 점유율을 더 확장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4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8%로 15%에 머문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렸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특정 파운드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관리해왔기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챗GPT 관련 GPU의 추가 주문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엔비디아는 공급라인을 최대한 다양화하길 원한다고 밝혀왔습니다. 여러 업체에 생산라인을 나눠 맡기는 것이 가격 협상이나 안정성 등 공급망 관리에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삼성전자는 “챗GPT에 따른 다양한 데이터 수요가 반도체 시장에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성형 AI 시장을 호재로 받아들였습니다.
 
파운드리 수주경쟁 새 국면에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면서 엔비디아도 중국 수출에 차질을 겪은 바 있습니다. 생성형 AI에 필요한 A100과 H100에 대해 중국 수출 제한 통지를 받아 별도의 허가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이런 미중 반도체 공급망 갈등 변수는 엔비디아가 TSMC에만 의존할 수 없게 만듭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잡았다가 현지 보조금 지원의 대중국 투자 제한 변수가 생기자 국내 용인에서 300조원 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조성 투자를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업계는 다양한 공급망 변수에 대응해 파운드리 생산기지를 늘려두는 게 추후 수주경쟁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삼성전자는 3나노 2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4나노 2-3세대의 안정적 수율을 확보해 올 상반기 중 양산할 계획입니다. 엔비디아나 AMD가 개발 중인 3나노 기반 차세대 제품이나 기존 4나노 공정 물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AI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수주하는 등 사업 지평을 넓히는 중입니다.
 
국내 AI 생태계가 발전하는 것도 국내 반도체 파운드리에 유리한 부분입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7월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도 코(Ko)GPT 3.5를 상반기 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SKT가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A.)을, 카카오가 한국형 AI 챗봇 서비스 다다음(ddmm)을 출시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성공해 출하식을 개최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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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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