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이수일 대표 중심 비상경영 체제 돌입?

이수일-조현범 '공동경영' 펼쳤지만, 2020년 말 독자경영
이수일, 부당지원 혐의 무혐의 처분
한국타이어 독자경영 3년차 사상 최고 실적 달성
노조·주주 "경영진 총사퇴" 대 사측 "신중론"

입력 : 2023-03-29 오후 3:44:5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국타이어가 장기간의 총수공백 상태에 놓이며 이수일 대표 중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종전 조현범 회장과 공동경영을 펼쳤지만, 2020년 말부터 독자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3년차가 지났음에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등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 나옵니다.
 
한국타이어 이수일 대표는 29일 열린 주총에서 고금리와 고물가를 포함한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신차용 타이어 공급 중 전기차 모델 공급 비중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한국앤컴퍼니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한국타이어)
 
이날 열린 주총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판매 포트폴리오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8조3942억원의 매출과 70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 17.5%, 영업이익 9.9%가 증가한 성과입니다. 이 수치는 이 대표 독자경영 3년차에도 전년에 이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영업이익도 최근 4년 연속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이 대표 중심 경영체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로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조 회장과 같이 고발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입니다. 조 회장의 구속으로 한국타이어가 다시금 장기간의 총수공백 상태에 놓이며 조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지난 9일 구속됐으며 법원은 1~3심에서 각각 최대 6개월간 구속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경영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경영 공백 이후 다시금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잃을대로 잃은 신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입니다.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사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한국타이어 노조와 주주들은 이날 열린 주총에서 오너의 일탈에 대한 경영 전체 책임론을 제기하며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한국타이어지회는 이날 한국타이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을 사유화하고 전횡을 일삼는 오너 일가는 경영 일선에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오너 일가의 도덕적 해이와 범죄를 판박이처럼 하고 있는 일부 관리자들의 행태는 지금의 위기를 부채질할 뿐"이라며 "오너 일가의 전횡을 막지 못했던 경영진과 임원들의 책임을 명백히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 역시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주주들은 주총에서 오너의 일탈에 대한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에서 70억으로 증액하는 안이 의결됐습니다. 이 외에도 주당 현금배당 800원 안이 통과됐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재제표 승인의 건도 원안대로 의결됐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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