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예고 코앞인데…근로시간 설문·심층면접은 커녕 '노총 패싱만'

설문조사·심층집단면접 질문 항목조차 '미정'
이정식 장관, 양대노총과 공식 만남도 전무
"조사 방식, 일정 조율 중…최종 정리 후 발표"

입력 : 2023-04-13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고용당국이 지난달 6일 내놓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입법예고 종료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한 내 의견 수렴은 요원해보입니다. 
 
특히 지난 11일 중소기업 직원들을 만나는 등 근로시간제 현장간담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공개 간담회까지 요구하는 의견 수렴에 노총을 사실상 패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더욱이 개편안 관련 설문조사는커녕 심층집단면접 질문 항목조차 정하지 못해 입법예고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13일 정부 따르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강조했던 '설문조사'와 '심층집단면접(FGI)'의 진행 계획이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2030자문단 등과 간담회를 갖고 목소리를 청취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도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FGI 실시를 공언해왔습니다.
 
 
13일 정부 따르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강조했던 '설문조사'와 '심층집단면접(FGI)'의 진행 계획이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사진은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입법예고 기간이 며칠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부는 설문조사의 항목조차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조사 대상의 규모만 정했을 뿐 조사 방식과 일정 등도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문항 등과 관련해 검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정리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입법예고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완 방안의 내용이 어떤가에 따라 추후 어떤 절차를 밟을지 정리가 되는 것"이라며 "입법예고 기간이 늘어난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양대노총과의 만남도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12일 양대노총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폐기를 재차 주장했습니다. 노총은 고용부 장관의 참석을 요청했으나 이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정훈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근로시간 개편안 발표 이후 노총과 고용당국이 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없었다"며 "의견 전달을 위해 고용부의 (기자회견) 참석을 요구했으나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지현 한국노총 교육홍보본부장은 "간담회 전 고용부 장관의 참석 의사를 타진했으나 참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양대노총 청년들이 고용부에 공개 간담회를 요청했을 때도 (장관이) 불참했다. 만남이 이뤄지지 않아 개편안 폐기 관련 의견을 12일 고용노동부로 제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대노총과의 공식 회견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반쪽짜리 의견 수렴'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정부 따르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강조했던 '설문조사'와 '심층집단면접(FGI)'의 진행 계획이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사진은 지난 12일 양대노총이 근로시간 개편안 폐지 공동간담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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