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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장용준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JB금융지주(175330)가 자산건전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기반으로 삼고 있는 호남 지역 가계부채가 확대되면서 연체율은 치솟고 저원가예금 이탈 등으로 수익성 악화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JB금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JB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 6010억원을 기록하면서 자사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주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호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결기준으로 전북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3.5% 늘어난 2076억원, 광주은행은 전년 대비 33.0% 증가한 25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JB금융지주 (사진=연합뉴스)
광주·전북은행, 연체율 급증에 변동금리 편중도
다만 4분기만 보면 당기순이익은 114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JB금융의 연체율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JB금융지주의 연체율은 전년보다 10bp 증가한 0.58%였고, 주계열사 가운데 광주은행의 연체율이 0.33%, 전북은행의 연체율이 0.69%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0.2%대였던 점을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특히 전북은행은 지난해 4분기 들어 원화대출 포트폴리오 중 45.0%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부문 연체율이 직전분기보다 21bp나 치솟은 1.04%를 기록해 리스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연간 원화대출 포트폴리오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무려 77.0%에 달했는데, 이는 현재와 같은 금리 인상기에 이자를 못 갚는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은행도 지난해 4분기 가계부문 연체율이 전분기보다 13bp 증가한 0.45%에 달했다. 또한 원화대출 포트폴리오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전북은행보다도 높은 90.5%에 이르렀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전년보다 4bp 오른 0.59%를 기록했고, 전북은행이 7bp 상승한 0.57%, 광주은행이 1bp 올라 0.29%에 달했다.
전북은행 대출금의 53.8%가 집중된 전북 지역이 코로나 이후 가계부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의 '전북지역 가계부채 및 취약차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북지역 가계부채 규모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11.5% 증가한 47조3000억원(한국은행 가계부채 DB 기준)에 이르렀다. 이 중 예금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8.2%였고, 2019년 말 대비 2022년 6월 예금은행 가계부채 증가율은 9.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북지역 가계부채 연체율은 0.60%로 도 지역 평균(0.55%)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북지역 차주의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LTI:Loan To Income rato) 또한 2019년 말(192.3%)보다 오른 208.3%를 기록했다.
광주은행 대출금의 58.9%를 차지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최근 광주·전남 지역 가계부채와 취약차주 현황과 잠재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 기준 광주·전남 지역 가계부채 규모는 2019년 말에 비해 16.0% 증가한 94조3000억원으로 전국 평균(+15.5%)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6조8000억원 증가한 47조8000억원, 전남이 6조3000억원 늘어난 4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부채 중 예금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광주와 전남이 각각 50.9%, 34.2%였고, 가계부채 연체율은 광주 0.77%, 전남 0.94%로 전북보다도 높았다. 광주·전남지역 차주의 LTI는 광주 226.9%, 전남 207.9%로 2019년말(광주 207.7%, 전남 186.6%)에 비해 상승했다.
고금리 행진 속 저원가성 예금 감소도 고민
JB금융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고민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모두 저원가성 예금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 적은 비용으로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수익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저원가성 예금은 5조59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7% 감소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0% 줄어들었다. 광주은행 역시 4분기에 9조783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보다 12.6% 줄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3.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저원가성예금이 정기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벌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는 은행의 이자비용 부담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기홍 회장도 이 같이 그룹이 기반으로 삼고 있는 호남지역의 가계부채가 급증과 저원가성예금 감소에 대한 리스크를 의식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컨퍼런스콜에서 "제일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연체 관리 리스크"라면서 " 대손비용률(CCR) 수준에서 방어를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수신 영업과 정책에 관련된 회의를 열고, 태스크포스(TF)로 매일 확인하고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CCR은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대비 총여신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JB금융지주의 지난해 충당금전입액은 2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95.5% 늘었고, CCR은 전년(0.31%)보다 25bp 개선된 0.56%를 기록하면서 손실흡수능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최근 BNK투자증권은 올해 JB금융은 연체율 상승과 보수적 충당금적립을 가정한 대손충당금전입 증가(+18.4%) 및 자산가격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수수료 감소와 보수적 추정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7.9%yoy)가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이익 증가로 상쇄하면서 8년 연속 최대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JB금융의 가계 연체율 리스크 가능성에 대해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IB토마토>에 "JB금융이 지난해 4월 이후 고금리 부담에 따른 신용대출과 카드 연체율이 증가했다"라며 "다만 기본적으로 주를 이루는 담보나 보증대출은 안정적인 구조라 연체율을 급격하게 상승시킨다고 보기 어렵고 올해부터는 일회성이 아닌 경상적(변함없이 항상 일정한) 연체율 상승이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체율은 올 들어 다소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연체율이나 저원가성예금 등 실적과 관련해서는 현재 자료를 준비중으로 오는 26일 이후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