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서울 강남구청이 서울시가 개발 예정인 서울무역전시장(세택) 부지에 신청사 건설계획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으나 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13일 세택 부지에서 서울시가 진행 중인 ‘양재천·탄천 합수부 일대 저이용부지 마스터플랜’에 강남구 복합행정문화타운 조성계획도 포함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청에서 만나 현 강남구청 부지와 세택 부지를 맞교환하자고 제안하며 강남구 신청사 개발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강남구청 노후화로 유지보수 연 20억 들어…신청사 건립 필요
강남구청 현 청사는 1975년에 지어져 시설 노후화로 연간 약 20억 원의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루 약 1200명 이상의 방문자가 찾아오지만, 주차면이 120면밖에 없는 등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많아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세택 부지에 신청사를 짓는다면 여기저기에 분산된 행정기관들을 모아 주민들의 행정 편의를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남구에 부족한 공연시설 등을 조성해 시민들이 쉽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무역전시장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 “아직 논의된 바 없어…검토 시작 단계”
그러나 서울시는 강남구청 청사 이전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현재 서울시가 진행 중인 복합개발 타당성 용역에 강남구의 요청을 포함시켜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세텍 부지를 잠실, 코엑스 등 주변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연계된 컨벤션산업(MICE) 중심지로 복합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세택(4만444㎡), 코원에너지(4만9109㎡), 동부도로사업소(5만2053㎡) 부지 등 총 14만㎡를 개발하는 ‘양재천·탄천 합수부 일대 저이용부지 마스터플랜’ 용역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복합개발에 중점…부지 맞교환 제안 못 받아”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강남구의 요청보다) 세택 부지를 컨벤션산업의 중심지로 복합개발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입장은) 세택 부지에 복합개발 계획안대로 건물들을 다 짓고 나서도 강남구청 신청사를 지을 수 있을지 검토해 보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남구청 현 청사 부지와 세택 부지를 맞교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2022년에 강남구에서 구청, 도시관리공단, 국기원 부지 등을 합쳐 (세택 부지와) 교환하자는 건의가 있었는데 검토 결과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지금도 공식적인 입장은 같다”고 설명하며 “그 이후에 부지를 맞교환하자는 제안이 공식적으로 들어온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제문화복합지구 조성계획 (사진 = 강남구)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