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우리는 퐁트누트 지역 원자력발전 건설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한국이 참여해 49% 지분투자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Wojciech Dabrowsk)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은 24일 경주화백컨밴션센터 열린 '2023 원자력산업 국제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현재 한국을 비즈니스 파트너 동맹으로 생각하고 있다. 합작사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분투자율이 굉장히 높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Wojciech Dabrowsk)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은 24일 경주화백컨밴션센터 열린 '2023 원자력산업 국제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작사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관련해서 한국 측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분투자율이 굉장히 높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은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PGE 사장.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 적합한 파트너…본계약은 미정"
폴란드 측은 현재 정부와 민간 주도로 2건의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원전 10기 수출'을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 폴란드 원전 수주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프로젝트에서는 고배를 마시면서 민간 발전사 제팍이 주도하는 퐁트누트 원전 사업 수주에 도전장을 낸 상황입니다. 지난해 10월 이 사업과 관련해 폴란드 측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날 동브로프스키 사장은 "한수원은 온타임·온버짓(예산 내 적기시공)이 굉장히 확실한 회사"라며 "지금까지 협력도 굉장히 수월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폴란드와 한국은 많은 면에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과의 원전 협력은 여러모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본계약 시기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앞서 맺은 LOI의 경우 법적 구속력이 없어 본계약 체결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원전 수주를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날 동석한 PGE 원자력에너지(Energy Nuclear)의 마치에이 스테츠(Maciej Stec) 부사장은 "본계약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면서 "(원전 관련) 2번째 법인을 한수원과 설립하는 것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며 법인 설립 후 타당성·현장·환경조사 등 여러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원전 합작사에 49% 지분투자를 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스테츠 부사장은 "두번째 합작사 설립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분투자율을 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ICAPP 참석을 통해 한수원과 여러 내용을 논의 중이며 이 부분이 확정되면 본계약은 언제든 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폴란드는 APR1400 원전 2기를 세울 예정이고 2035년도에는 첫번째 원전을 시작했으면 하는 계획이 있다"며 "우리는 한국을 에너지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최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수원 측은 합작사 지분투자율에 대해 정해진 게 아직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분투자율 관련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Wojciech Dabrowsk)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은 24일 경주화백컨밴션센터 열린 '2023 원자력산업 국제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작사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관련해서 한국 측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분투자율이 굉장히 높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왼쪽부터 마치에이 스테츠 부사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사장.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웨스팅하우스 소송도 '변수'
폴란드 측이 우리나라의 합작사 지분투자를 강조하는 가운데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갈등도 걸림돌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전력과 한수원을 상대로 APR-1400에 자사 기술이 적용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APR-1400 원천기술에 자사 지식재산권(IP)이 있는 만큼, 한국이 독자적으로 원전을 수출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정부 또한 자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편을 드는 모양새입니다. 미 에너지부가 지난 1월 한수원이 제출한 체코 원전 입찰 관련 정보를 반려했기 때문입니다. 자국법인이 아닌 관계로 신고 자격이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임에도 미국에 체코 수출에 대한 정보를 제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우호관계와 핵 비확산이라는 이해관계를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미 정부가 한국형 원전의 독자 수출 가능성에 제동을 걸면서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일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체코에 이어 폴란드 원전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Wojciech Dabrowsk)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은 24일 경주화백컨밴션센터 열린 '2023 원자력산업 국제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작사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관련해서 한국 측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분투자율이 굉장히 높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은 한수원 사옥.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경주=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