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미 일정 마치고 귀국…'워싱턴 선언', '59억불 세일즈 외교'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양국 밀착 행보도

입력 : 2023-04-30 오후 3:11:30
국빈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30일 귀국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워싱턴 선언’을 통한 대북 확장 억제 강화, 59억 달러에 달하는 세일즈 외교, 한미 동맹 강화 등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9일까지 미국에서 정치·경제·안보·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를 진행, 협력을 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지난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점을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고 있습니다. 워싱턴 선언은 차관보급 헙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신설을 골자로 한미 간 핵 관련 논의에 특화한 첫 고위급 상설 협의체 입니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운용 중인 ‘핵기획그룹’(NPG)를 참고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나토의 NPG가 미국이 회원국에 전략자산을 배치한 데 비해, 한국의 NCG는 전략자산을 배치하지 않아 확장억제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사실상 핵공유”라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미국이 곧바로 “우리는 사실상의 핵공유로 보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보스턴 하버드대학교에서 “나토 핵 공유하고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실효성 면에서는 1대 1로 맺은 것이기 때문에 나토의 다자와의 약정보다는 더 실효성이 있다”며 “확장억제라는 개념이 하나의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어느 특정 국가와 문서로 정리된 가장 첫 번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보스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은 ‘세일즈 외교’를 강조한 행보에 주력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방미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한 데도 이런 인식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랜도스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4년간 25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넷플릭스 외에도 6대 첨단기업(19억 달러), 코닝(15억 달러)가지 합하면 미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접견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4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 등 122명의 경제 사절단과 동행,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탰습니다. 경제 사절단은 윤 대통령의 한미 비지니스라운드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 등 경제 관련 행사마다 윤 대통령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통령실은 세일즈 외교 성과로 양국 기관과 기업 등 바이오 분야 23건을 포함해 총 5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했고, 한미 반도체 포럼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을 성과로 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에 따른 한국 기업의 불이익 우려를 해소할 만한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IRA, 반도체법 관련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최상목 경제수석은 지난 27일 “한미 정상 간에 한국 기업의 부담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합의됐다”며 양국이 실무 차원에서 지속 협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양국 정상 간의 만찬 일정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방미 중에 바이든 대통령을 5차례 만나면서 한미 동맹의 끈끈함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지난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저녁에 열린 국빈 만찬이었습니다. 국빈 만찬 말미에 앙코르곡으로 윤 대통령은 애창곡인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깜짝 공연에 환호하며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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