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급화·경기위축…석유화학, 구조적 불황

중국 경기 부진에 대규모 증설…구조적 불황요인 증대
SK, LG, 롯데 등 주력제품 마진 하락세 지속

입력 : 2023-05-03 오후 2:45:4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석유화학 산업의 대중국 수출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 우려됩니다. 주력 제품 시황 침체에다 중국 내 대규모 증설 탓에 구조적 불황요인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여천NCC, 한화토탈, 대한유화가 생산하는 에틸렌 시황이 지속 부진합니다. 에틸렌은 광범위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쓰여 업황 지표로 활용됩니다.
 
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 대비 마진(스프레드, 국내 수출가격 기준)은 올들어 톤당 100달러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200~300달러대를 기록했던 데서 기저효과가 커 제조사들의 실적부진으로 연결됩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시황도 저조합니다. ABS는 가전,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에 쓰이는 주요 화학제품 원료입니다. 지난 3월 ABS 마진은 톤당 106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월 1344달러에서 26.4%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중국 화학제품 전시회 차이나플라스에 참석한 롯데케미칼 부스. 사진=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현대코스모, 에쓰오일 등 정유사의 주력 화학제품인 파라크실렌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특히 높은데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집니다. 파라크실렌은 화학섬유 재료로 쓰여 중국 방직산업 경기에 민감합니다. 파라크실렌 마진은 지난 3월 톤당 281달러로 전년 동월 253달러보단 높았지만 전월 324달러에서 후퇴했습니다. 또한 4월 이후 시황 낙폭이 커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초 석유화학 업종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됐지만 기대에 못미칩니다. 글로벌 경기 하락에다 중국 내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따른 자급률 상승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3월 37.9%, 4월 23.3%씩 감소했습니다. 이런 공급과잉을 배경으로 국내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도 지난 2월 78.4%로 전년동월보다 12.8%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다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며 공급과잉 국면이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면서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약하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거시경제가 회복될 것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없어서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시장 내 거래 자체가 저조한 가운데 중국 경기 위축으로 최근 파라크실렌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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