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X세미콘 구본준 측근 '손보익' 시험대…내부일감 끊기자 실적도 '뚝'

LG디스플레이향 내부일감 줄면서 실적 감소
중국 BOE향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감소해
공정위, 친족분리 조건에 내부거래 개선 내걸어
손보익 사장, 외부일감 늘리며 실적도 키워야

입력 : 2023-05-17 오후 1:25:2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X세미콘은 LG그룹에서 계열분리 후 외부일감을 늘리고 있지만 내부일감이 줄면서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향 거래가 줄고 중국 BOE향 일감이 늘어나 내부거래 의존도 개선이 나타나나 수익성이 감소한 탓에 LG 계열사에 더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구본준 회장의 신임을 받아왔지만 내부일감에 의존하지 않고 본연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로부터 2272억원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계열분리 전인 작년 1분기 4006억원에 비해 43.29% 감소한 수치입니다. LG그룹향 내부거래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지만 수익성도 감소해 계열사에 의존해온 한계를 보입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0.87%, 69.43%씩 줄었습니다. 1분기 중국 BOE향 매출이 21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7%나 늘었지만 수익성엔 도움을 주지 못한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친족기업과 얽힌 내부거래는 외부일감에 비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LX세미콘은 작년말 늘어난 재고자산을 줄이기 위해 매출채권을 늘리는 등 밀어내기한 정황도 보입니다. 고객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재고를 소진하면서 BOE향 매출만 늘어난 결과입니다.
 
 
작년에도 LX세미콘 매출은 11.6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5.96% 줄었습니다. LG디스플레이향 매출은 11.09% 줄고 BOE향 매출은 44.69% 늘어난 결과, 매출이 늘면서도 수익성은 줄어든 것입니다.
 
공정위는 작년 LX그룹과 LG그룹간 친족분리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일 계획을 제출받았습니다. 특히 LX세미콘은 2021년 기준 LG향 거래비중이 24.2%로 동종업종 평균 3.9%를 훨씬 웃돌아 개선 대상에 지목됐습니다.
 
공정위는 친족분리 후 3년간 요건 충족 여부를 점검합니다.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제3항에 따라 분리 결정을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공정위로부터 사익편취 행위 시정조치를 받아도 취소됩니다. BOE보다 LG디스플레이로부터 더 유리한 조건에 거래했다면 부당지원 행위 여부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손보익 사장은 구본준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오랫동안 신임을 받았지만 LX세미콘 부임 7년차에 난관을 만났습니다. 손 사장 부임 후 LX세미콘 실적도 성장해왔지만 친족분리 후 실적도 줄고 있어 내부일감을 넘어선 능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구본준 회장이 LX홀딩스 외 유일하게 LX세미콘 미등기임원에 올라 손 사장만큼 보수도 수령하고 있어 이래저래 손 사장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LX세미콘은 LG 계열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작년 상반기까지 전방산업의 호조로 DDI 판가가 높게 형성됐으나 하반기 발주처 전방수요 감소 및 판가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재고자산 밀어내기 정황에 대해서는 "웨이퍼 매입 감소 등으로 인한 재고자산 감소"라고 설명했습니다. 
손보익 LX세미콘 사장. 사진=LX세미콘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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