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호 살린 상사…본업경쟁력 약화 과제

종합상사 부활 덕봤지만 석탄업에 치중된 한계
니켈 광산 투자 나섰지만 배터리 환경 달라질 변수도

입력 : 2023-04-19 오후 3:37:1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X그룹이 종합상사 부활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만큼 업종 사양화 문제를 풀어야 할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19일 LX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해 주력 계열사 중 홀로 성장한 LX인터내셔널. 성장산업으로 보기 힘든 석탄 채굴업의 사업성 개선 몫이 컸습니다. 원자재값 상승 효과 덕분이었는데요. 석탄산업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한 만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날 미국 IRA 보조금 발표 후 현대차가 제외된 충격이 컸는데요. 중국산 배터리를 많이 쓰는 테슬라 역시 상당수 차종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LX인터내셔널과 관계가 깊은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와 중국산 주종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LX인터내셔널 직원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LX인터내셔널
 
전기차 가격경쟁에 불지핀 테슬라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를 고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서도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LG가 개발한 신제품을 채택할 것도 예상됩니다.
 
그러면 LX인터내셔널은 묘해집니다. 중국산을 대체하게 될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니켈이 안 들어갑니다. 기존 국산 배터리가 하이니켈 배터리(NCM)로 불릴 정도로 니켈 광산 투자가 유망했지만 주력이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수급해온 기존 니켈 소재는 LG화학과 고려아연 합작 투자를 통해 조달하고 있습니다. 종합상사업이 축소되는 구조적 한계와 더불어 LX그룹의 전략적 신사업 투자처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대목입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공동기업 투자에 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했습니다. 그 중 트레이딩, 신성장 부문이 194억원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물류부문 등에서도 수십억원 손상차손이 발생했습니다. 석탄 채굴업만 1185억원 손상차손 환입이 발생해 편중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석탄은 작년 4분기부터 높았던 시황이 안정세를 보입니다. 같은 상사 부활을 이끈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미얀마 가스전과 LNG 트레이딩 등 석탄에 비해선 앞으로 사용량이 늘어날 가스 사업 비중이 높은 점도 비교됩니다.
 
LX그룹 계열사로 넓혀 보면 물류부문 LX판토스가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계열분리된 친정으로부터 여전한 내부거래 의존도를 보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 팹리스인 LX세미콘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LX하우시스의 경우 건설 업황이 부진해 건축자재 사업이 위축된 환경에서 현대차, 기아 매출 비중이 큰 자동차 소재 사업에 의존하는 양상입니다.
 
종합상사 업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이 현지 생산 투자 후 상사부문을 내재화하면서 종합상사들은 이들이 진출하지 않은 비교적 척박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상황이 그렇다보니 인재를 확보하는 일도 과제”라고 전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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