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고액 체납자 A씨는 최근 수십억원 상당의 로또 1등에 당첨됐습니다. 세금을 납부할 여력이 충분해졌지만 A씨는 당첨금이 체납세액으로 징수될 것을 우려해 가족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체납세금 납부를 피하고 재산을 은닉할 목적으로 일부는 현금과 수표로 인출했습니다.
# 주택건설 관련 수입금액 누락에 대한 세무조사를 받은 B씨는 고액의 세금이 부과될 것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습니다. B씨는 체납 발생 전 허위로 모친과 채권·채무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특히 본인 소유 주택과 상가에 모친을 채권자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과세당국이 550명 이상의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들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변칙적인 수법으로 강제 징수를 회피한 사례입니다.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강제징수를 회피한 고액체납자는 557명입니다. 이들의 체납액 3778억원에 대해서는 추적 중입니다.
조사 대상은 합유등기를 악용한 체납자, 복권 당첨자, 지역주택조합 분양권 취득자를 기획분석해 선정한 261명과 가족·친인척 등의 명의를 이용해 재산을 숨겨놓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체납자 296명 등입니다.
국세청이 밝힌 추적사례를 보면 최근 고액 복권 당첨 등 납부여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국세청은 복권 당첨 후 고액의 기타소득세를 납부한 사람과 체납자 명단을 비교 분석해 36명의 복권 당첨 체납자를 추렸습니다.
합유등기로 강제징수를 피하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양도세를 고의로 체납하고 강제징수를 피할 목적으로 자신의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했습니다. 또 양도대금을 가지고 자녀와 함께 합유 형태로 공장건물을 새로 사들였습니다.
과세당국이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변칙적인 수법으로 강제 징수를 회피해 온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강화합니다. 사진은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브리핑 모습. (사진=뉴시스)
다수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해 아파트 분담금을 수년간 낸 체납자도 있었습니다.
수입금액을 소득이 없는 가족 명의로 관리하면서 배우자가 고가주택·고급차량 등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1006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악의적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412명에 대해선 체납처분면탈범으로 형사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국세청은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해 수색을 실시해 체납세금을 징수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십억을 체납한 회사 대표의 실거주지 수색을 실시해 명품가방과 귀금속, 고가 외제차량을 압류하는 등 총 5억원을 징수했습니다.
국세청이 지난해 고액체납자를 대상으로 징수·확보한 총액은 2조5629억원 규모입니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강제징수를 회피하며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에 대해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할 것"이라며 "부동산 등기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재산정보를 수집하고 기획분석을 확대해 고의적 체납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과세당국이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변칙적인 수법으로 강제 징수를 회피해 온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강화합니다. 사진은 서울지방국세청 건물.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