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춤한 식품업계, 해외서 날았다

농심, 미국 제2공장 가동하자 영업익↑
오리온 베트남 법인, 지난해 매출 4000억 돌파
CJ제일제당, 해외 매출이 전체 식품 매출 절반 차지

입력 : 2023-05-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한국 식품의 해외 인기가 매년 가파르게 오르며 식품업계 해외 매출이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해외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이는 곧 해외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K-푸드'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라면입니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수치로 확인됩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등 즉석 면류 수출액은 1년만에 12% 늘어난 8억6200만 달러(약 1조1542억원)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기준 라면 수출 국가는 총 143개국으로 사상 최다입니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 미국, 일본 외에도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나라에도 한국 라면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진열된 라면 제품. (사진=뉴시스)
 
농심, 1분기 미국 법인 영업익 604.7%↑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 업계 3사는 올 1분기에 해외 매출 증가세가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농심은 국내 내수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분기 농심 미국 법인 매출은 1647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1%, 604.7%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미국 법인 영업이익이 154억원 늘어나 농심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294억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농심은 지난해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제2공장을 지어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평균 가동률이 70%를 넘어서자 신동원 농심 회장은 미국 동부에 제3공장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뚜기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11.4%에 달합니다. 
 
오뚜기의 수출 실적은 매년 증가해 오고 있습니다. 오뚜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736억원, 2022년엔 3265억원을 기록해 19.3%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해 진라면, 열라면 등 다양한 제품을 현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내 한국 라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지난해 베트남 법인 매출이 450억원을 넘어섰고,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제과업계 1위인 오리온은 지난해 베트남 법인 연매출이 최초로 4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2005년 베트남 법인이 설립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리온은 하노이 공장에 생산동을 신축하고 호치민 공장을 증축할 계획입니다. 제3공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2개 공장의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습니다. 향후 신규 생산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보다 안정적인 고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J제일제당, 해외에 만두 공장 설립 박차
 
CJ제일제당은 미개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매출액 7조712억원, 영업이익 2528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전체 식품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49%로 확대됐습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미국, 유럽, 일본 등을 넘어 새로운 국가로까지 진출할 계획입니다. 
 
지난 10일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 '울워스'의 1000여개 모든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만두 제품은 야채, 김치, 새우 등 3가지 종류로, 우선 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을 C2C(Country to Country) 방식으로 수출합니다. 올해 3분기에는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해 돼지고기, 치킨 등 고기를 주재료로 한 만두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CJ제일제당은 만두와 함께 김치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을 앞세워 오는 2027년까지 호주 식품사업 매출을 연 3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난 2019년 호주에 설립한 판매 법인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26%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일본에서는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한 과일 발효초 미초의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비비고 만두 등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적극 육성할 계획입니다. 베트남 키즈나 공장에서는 주요 제품인 스프링롤, 만두, 딤섬 등을 아우르는 '포장 식품' 구성을 확대합니다. 
 
지난해 영국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 중심으로 만두 시장을 대형화할 계획입니다. 서유럽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기반을 다진 뒤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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