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실질 등록금 낮다고 '울상'

대교협 분석 결과 2011년 대비 실질등록금 국·공립대 20.8%, 사립대 19.8% 낮은 수준
운영수지 적자 사립대 비율도 수도권 23.1%→70.8%, 비수도권 33.3%→81.3%로 늘어
고등교육계 "대학의 열악한 재정 여건 개선 위해 정부 지원책 마련 시급"

입력 : 2023-06-07 오후 3:52:58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이 이어지면서 실질등록금이 약 20%가량 내려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운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사립대의 비율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등교육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합리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실질·명목등록금, 2011년과 비교해도 낮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7일 '대학 등록금 및 사립대 운영 손익 현황 분석'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물가 인상률을 반영한 평균 실질등록금은 국·공립대가 380만8000원, 사립대가 685만9000원으로 2011년과 비교해 각각 20.8%, 19.8% 낮은 수준입니다.
 
아울러 작년 학생 1인당 연평균 명목등록금은 국·공립대가 420만3000원, 사립대가 756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만2000원, 4만8000원 증가했지만 2011년에 비해서는 국·공립대 2.7%, 사립대 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2012학년도부터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의 경우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을 제한하고 있어 대다수 대학이 등록금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대교협은 매년 등록금을 법정 상한까지 올릴 수 있었다면 사립대의 올해 평균 등록금은 1077만1000원으로 올해 평균 명목등록금 756만9000원 대비 29.7%의 재정을 더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7일 ‘대학 등록금 및 사립대 운영 손익 현황 분석’ 자료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소비자 물가 인상율을 반영한 평균 실질등록금이 2011년과 비교해 국·공립대의 경우 20.8%, 사립대는 19.8%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프는 설립 유형별 평균 실질등록금 연도별 변화 추이.(그래프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립대 1개교 평균 운영수지 적자, 수도권 2억4000만원·비수도권 15억4000만원
 
이렇게 대학 등록금이 묶인 기간 동안 적자를 기록하는 대학의 비율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교협은 운영수지 적자인 사립대의 비율이 수도권은 지난 2011년 23.1%(15개교)에서 2021년 70.8%(46개교)로, 비수도권은 33.3%(31개교)에서 81.3%(74개교)로 각각 47.7%p, 48.0%p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비수도권 사립대의 운영 수지 적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2021년 사립대 1개교 평균 운영수지 적자 규모가 수도권은 2억4000만원에 머문 데 반해 비수도권은 15억4000만원에 달했습니다. 또한 수도권 사립대는 지난 2017년과 2021년에만 운영수지 적자를 보였지만 비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운영수지 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교협 관계자는 "장기간의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에 따른 사립대의 열악한 재정 여건 개선을 위해 대학 수익 다각화와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대학 재정 확충뿐만 아니라 대학 재정 자립도 향상을 위한 자율성 확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석 대학정책학회 학회장도 "국가장학금으로 인해 고등교육 예산 자체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학이 실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은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정부가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되 제대로 된 기준을 세워 그 예산을 잘 운용할 수 있는 대학만 도와줘야 한다. 사립대의 경우 법인 평가를 시행해 요건에 충족하는 곳만 지원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학생 단체도 대학이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는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고 국가장학금 지원 체계가 생겼으나 월세·식비 등 생활 물가 상승으로 여전히 대학생들이 스스로 대학 생활을 꾸려가기에 무리가 있다"며 "대학생들의 생활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대학도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7일 ‘대학 등록금 및 사립대 운영 손익 현황 분석’ 자료를 발표하면서 지난 2021년 사립대의 적자 규모가 수도권의 경우 2억4000만원, 비수도권은 15억4000만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프는 사립대 권역 및 규모별 1개교 평균 운영 손익 연도별 변화 추이.(그래프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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