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서울교통공사 4조2교대 도입 논란

2014년 시범 도입, 증원 없어 현장인력 공백 발생
국토부 과징금 1억2천 부과, 노사협의 거쳐 개선

입력 : 2023-06-13 오후 4:58:4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교통공사의 4조2교대 근무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원 확충 없이 4조2교대로 바뀌면서 현장인력의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해법을 두고도 엇갈린 상황입니다.
 
4조2교대 이전 공사의 근무형태는 3조2교대였습니다. 3조2교대로 근무하던 2013년 당시 직원들의 과도한 격무로 인한 문제가 제기됐고, 서울시 지하철 최적근무위원회를 통해 4조2교대 도입을 권고했습니다.
 
이후 2014년 4조2교대 시범도입이 시작됐습니다.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 근무하면 당연히 비번이나 휴무날이 늘어나 근무강도가 줄어듭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노조)
 
무작정 4조2교대, ‘나홀로 순찰’ 낳아
 
문제는 무작정 4조2교대를 도입하다보니 발생한 현장인력의 공백입니다. 만약 한 역사의 근무인원이 12명이라면 기존에는 4명 3조였지만, 3명 4조로 바뀌는 셈입니다.
 
한 역당 근무인력이 12명보다 이하라면 1개 조의 인원이 2명으로 줄어드는 일이 발생해 야간 안전 및 서비스 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야간에 2명이 근무하는 역사는 도입 이전인 2013년 16곳에서 현재 77곳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오후 6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9시10분까지 가장 혼잡한 시간대를 단 2명이서 담당하다보니 취약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2명이 1개 조를 이루면 역무실 업무로 인해 함께 순찰을 돌지 못하고 홀로 순찰을 도는 일이 생깁니다.
 
지난해 신당역 살인사건이 바로 나홀로 순찰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승객들이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장인력 증원 두고 이견
 
연간 1조원 안팎의 적자로 경영 효율화가 최우선인 공사 입장에서 현장인력 증원은 예민한 사안입니다.
 
공사는 노조와 이견을 보며 2020년 임단협까진 이뤘지만 취업규칙 개정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철도법에 따라 근무인력 조정과 같은 안전관리체계 변경은 국토부 장관 승인사항입니다.
 
취업규칙 개정도 못해 안전관리체계 변경 승인을 못 받아 이를 어긴 공사는 지난 3월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았습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노조)
 
현장인력 “4조2교대 사수” 공사 “근무형태 다양화 협의”
 
해법을 두고도 노조와 공사 다른 온도차를 보입니다.
 
이미 10년간 4조2교대 근무를 해온 현장인력 입장에서 4조2교대에서 3조2교대는 근무조건 악화로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노조는 전체 4조2교대의 틀은 유지하면서 인력 충원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4조 2교대는 지금 반드시 현장에서 필요한 교대근무 형태로 반드시 직원들을 위해 수호를 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채용 전환으로 인해 필요한 인원 채용이 안 되는 부분을 해결해야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사는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직렬이나 분야에 따라 4조2교대를 포함한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공사 관계자는 “인력적정성 검토와 위험성 평가를 거쳐 취업규칙 개정과 철도 안전관리체계 변경 승인을 추진하겠다”며 “노사간의 조율이 필요한 사안으로 근무형태는 협의 과정에 따라 변경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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