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법…"과감한 부동산·육아 국가책임제 등 급진적 대책 나와야"

반복적 정책이 아닌 근본적 발상 전환 요구
노동·소득·불평등 등 다양한 문제 돌아봐야
실효적 정책·예산 효율화 과제는 여전
인구정책기획단, 위에서 중심 잡아주는 주체 필요

입력 : 2023-06-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김유진·정해훈 기자]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국가 컨트롤 타워인 '인구정책기획단'을 발족한 가운데 반복적인 기존 정책이 아닌 근본적 발상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출산 부부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가는 과감한 부동산 정책과 육아 국가책임제를 통한 현실적 휴직 보장 정책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노동 정책과 돌봄 정책이 따로 노는 반쪽짜리 정책도 하나로 연계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인구정책 기구를 키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근본적인 출산의 주체인 여성과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사회 환경과 시스템 변혁도 선결 과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19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인구정책기획단 발족'과 관련한 견해를 종합한 결과, '인구정책기획단'을 발족했지만, 비슷한 정책을 반복하는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했습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저출산은 집값, 육아환경, 여성들의 경력단절 등 여러가지 구조적 요인이 복합 작용해 나온 결과"라며 "젊은이들이 보이콧 하는 현실의 워라벨을 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근본적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구 교수는 "'인구정책기획단'이라는 간판만 붙여놓고 정책 구성원들 이전과 같은 사람이면 별 차이 없을 것이다"며 사회구조, 남녀 차별, 과도한 경쟁 시스템 등 본질적 문제에 관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새로운 아이디어 나오고 집행될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이제는 조금 더 급진적인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과 육아 휴직 문제가 일단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 신혼 부부 특공보다 더 진전해서 아이 출산한 부부한테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부동산 정책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육아휴직 또한 일부 임금보존 방식은 현실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여자들 많은 상황이다. 일부 임금 보존방식 아닌 전액 근사한 수준의 임금 보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참여 정부부터 20년간 역대 정부들에서 했지만 정책이 다 찔금찔금이거나 제대로 된 정책이 없어 허송세월만 보냈다"며 "젊은 부부,가임 여성들이 결혼·출산을 기피하는지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여자는 경단녀, 남자는 경단 아니라도 휴직 시 직장에서 찍히는 풍토 등 사회·문화적 문제도 크다"며 "'확실히 쉬어라'는 등 출산 문제에 대해 나라의 확실한 책임과 방패가 필요하다. 젊은이들한테 수억원을 쥐어주든지, 육아 국가책임제를 하던 확실한 보장으로 동기 부여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부가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한 '인구정책기획단'을 발족했지만, 비슷한 정책을 반복하는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젊은이들이 노동 시장에 나가도 적절한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니 더 결혼을 미루게 되는 것이다. 결혼을 미루니 출산도 당연히 미뤄지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돌봄이나 국가의 지원 정책이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직장에서는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은 제도의 대상이 되지 못하거나 거의 활용을 못하고 있다"며 "노동 정책은 노동 정책대로, 돌봄 정책은 돌봄 정책대로 따로 따로 움직이는 같은 느낌이 많다. 사실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구정책기획단에 대해서는 "부처를 모아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고 부처 간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 중심을 잡는 주체가 없으면 협의를 해도 결론이 안 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전부터 저고위가 대통령 직속으로 각 부처 의견을 통합하고 조정하고 전체 전략이나 방향을 잡은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 아닌가. 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주체가 확실히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화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화하고 사람들의 욕구나 생각들이 변화하는데 그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서 국가가 출산율을 의무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너무 쉽게 생각을 한다"며 "현금을 주면 사람들이 더 아이를 낳을거라던가. 최근 승진 이야기 등 너무 쉽게 개입을 하려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신 교수는 "국가가 왜 한국에 초저출산이 계속되고 있는지 정확한 진단 자체가 이뤄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금이나 사회복지 시스템을 줄여서는 안 되고 확대해 나가지만 인구구조 변동에 맞춰서 장기적인 전망을 가져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예전에 출산억제 정책은 성공했다. 그건 국민들 요구와 (정책이) 맞아 떨어진 건데, 지금은 국민은 아이 안 낳고 싶어하는데 국가는 낳으라고 하면서 너무 쉽게 개입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출산의 주체인 여성과 남성이 국가의 강제 없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사회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부연했습니다.
 
신 교수는 "기구를 키운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될까. 저고위와 큰 차이가 없을 거 같다"며 "여성과 남성의 집단적인 요구를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이 없다 보니 정책도 어떤 효과적인 대책을 만들지 못했다. 문제의 진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대응하기 위한 '인구정책기획단'을 발족했지만 비슷한 정책을 반복하는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입구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김유진·정해훈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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