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맹점주의 눈물③)상생은 없다…bhc 응답자 100% “유통 마진, 본부가 유리”

bhc 점주 44% "예상매출액과 실제 매출 달라"
bhc 점주 88% "원재료 가격 부담", 교촌 점주 52% "인건비 부담"
가맹본부, 가맹점주와 계약 맺기 전·후 입장 천양지차

입력 : 2023-07-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bhc는 돈 버는 즐거움과 맛이 있습니다!"
 
bhc치킨 홈페이지에 가맹점 창업정보 메뉴에 적힌 문구입니다. '투자는 적게! 수익은 많게!'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하지만 예비 가맹점주들을 혹하게 하는 광고문구와 달리 실제 bhc 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이익을 모두 빼앗아 가는 구조라고 답했습니다. 
 
bhc 점주 전원 "본부 유리한 구조"라고 답변
 
5일 뉴스토마토가 bhc·교촌·BBQ 가맹점주(각 50명·총 150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이같은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BHC 박현종 회장. 사진=bhc
현재 가맹 본부가 취하는 유통 마진에 대한 질문에 설문에 참여한 bhc 점주 50명(100%) 모두 '본부가 유리한 구조'라고 답했습니다. BBQ는 78%, 교촌은 74%의 점주가 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지난해 치킨 3사의 영업이익률 순위와 일치합니다. 지난해 3사의 영업이익률 순위는 1위 bhc 27.95%, 2위 BBQ 15.31%, 교촌 0.5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유통마진이 '본부에 유리한 구조'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본사의 영업이익률도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bhc 점주들이 100% 본부가 유리한 구조라고 답한 것은 실제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타사 점주들과 비교했을때 불리하다고 본 것"이라며 "bhc의 3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은 점주들에게 돌아가야할 이익을 가져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촌과 BBQ 점주 중에서 '점주가 유리한 구조'라고 답한 비율은 극히 적었습니다. 교촌은 6%(3명), BBQ는 2%(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bhc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기본적으로 가맹점한테 물품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이익을 취하는 구조"라면서 "매출총액대비 매출원가가 타사와 비교했을때 3~4%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bhc 점주 44% "예상매출액과 실제 매출 달라"
 
아울러 치킨 프랜차이즈 3사의 점주들은 가맹 본부가 제시하는 예상 매출액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실제 매출 발생 규모와 비교해 20% 내외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작=뉴스토마토)
 
특히 bhc 점주들은 과장광고에 가깝다고 응답해 실제 상황과 편차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과장 광고에 가까움'이라는 답변을 한 bhc 점주들은 22명(44%)로 과반에 가까웠습니다. 
 
같은 질문에 '과장 광고에 가까움'이라는 답을 한 BBQ 점주는 32%(16명), 교촌 점주는 10%(5명) 였습니다. 가맹 본부가 제시하는 예상 매출액 정보가 실제와 거의 일치한다는 답변은 교촌 점주 들 중 24%(12명)로 치킨 3사 점주들 대부분은 실제 매출액과 예상 매출액 사이의 괴리가 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bhc 점주 88% "원재료 가격 부담", 교촌 점주 52% "인건비 부담"
 
치킨 프랜차이즈 3사 점주들은 대체로 점포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부담되는 요인으로 '닭 가격 등 원재료 가격'을 꼽았습니다. 특히 bhc는 3사 중 가장 높았습니다. 점주 88%(44명)가 이 답변을 골랐습니다. 다음으로는 BBQ 52%(26명), 교촌 44%(22명) 순이었습니다.
 
교촌은 3사 중 '인건비'가 부담된다고 답한 비율이 52%(26명)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교촌치킨의 특제소스를 치킨 조각마다 사람이 직접 붓질을 하는 방식이 인건비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또 최근 수년간 프랜차이즈 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꼽혔던 배달비를 가장 부담되는 요인으로 꼽은 곳은 BBQ가 16%(8명)으로 타사보다 가장 높았습니다. 
 
마진, 매출액 등 재정 상황과 관련한 설문 결과 점주들과 가맹본부의 인식차가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떼가는 평균 마진은 7%로 외식 창업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가맹점 평균 매출액 대비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유통마진) 비율은 치킨(7.0%), 제과제빵(6.0%), 피자(5.0%) 순으로 높았습니다.
 
가맹점 매출이 높을수록 가맹본부가 가져가는 유통마진은 더욱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를 창업할때 '매출액'보다 회계적으로 어느정도 이익이 남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 교수는 "한 달 매출이 수천만원이면 흑자라고 생각하지만 점주들의 인건비와 가맹본부가 가져가는 유통마진, 세금 등을 제하고 이익이 얼마나 남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그런데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이나 가맹본부가 제시하는 기준이 모두 매출이기 때문에 실제 이익이 얼마나 남는지는 가맹점을 운영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불합리한 것 알지만…맞서면 '끝까지 소송'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유통마진율이 타 업종에 비해 높다는 것은 점주들이 본부에 뺏기는 이익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만약 가맹본부의 불합리함과 갑질에 맞서는 경우 법적 소송을 통해 거대 가맹본부가 점주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공격이 시작됩니다. 가맹점주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본사가 하자는 대로 할수밖에 없습니다.
 
윤홍근 BBQ 회장은 한 BBQ 가맹점주와 지배인을 상대로 1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종패소했습니다. 가맹점주가 수차례 치킨 조각 수가 부족하다고 본사에 문제를 제기했고 윤 회장이 2017년 5월 해당 가맹점을 방문했을때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가맹점주는 윤 회장이 폭언과 욕설을 했다고 방송사에 제보했습니다. 더불어 윤 회장을 업무방해와 가맹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마자 시작된 손해배상 소송은 5년간의 지리한 공방끝에 윤 회장의 패소로 끝이 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와 계약을 맺기 전과 후가 천양지차로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김영갑 교수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가맹점 개업을 희망하는 점주들에게 처음엔 돈이 없으면 대출을 알선해주고 치킨 조리법도 알려주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한다"면서 "하지만 개업이 되고 나면 제품 강매나 판촉 행사 등을 통해 높은 마진을 점주로부터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80%는 적자라고 봐도 될 정도이고, 치킨가게 하나가 개업할때마다 '노예 1명 또 들어간다'고 얘기할 정도로 가맹본부에 착취당하는 구조"라고 덧붙였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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