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2일 일본 북동쪽 오쿠마마치에 있는 도쿄전력 운영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처리됐지만 여전히 방사성 폐수를 저장하고 있는 약 1000개의 탱크 모습. (사진=AP·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안정성 평가 최종 보고서가 4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습니다.
IAEA 사무총장, 4∼7일 방일…방한도 예정
3일 일본 현지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을 방문해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보고서를 직접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IAEA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방법과 설비에 대해 "타당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6차례 발표한 만큼 이번에도 이 같은 견해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정부는 IAEA 올해 분담금의 7.8%에 해당하는 약 442억원(2690만유로+430만달러)을 부담했는데 이는 미국(25.1%)과 중국(14.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재정 지원입니다. 이 때문에 IAEA의 조사 과정에서 일본 정부 입김이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김영철(오른쪽) 전국어민회 총연맹 집행위원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당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어민 다 죽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어민 대표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일 후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쿡제도를 찾아 이번 최종 보고서에 대해 설명할 방침입니다. 해당 국가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이 심하다고 보고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문입니다.
등 돌린 여론에도…정부 "일본에 안전 요구"
하지만 국내 여론은 여전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지난달 30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의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까 봐 걱정되는지 물었더니 62%가 '매우 걱정된다', 16%가 '어느 정도 걱정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11%,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의견은 9%에 불과했습니다.(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구연(가운데)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인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필사 저지를 외치고 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IAEA 보고서는 객관적 보고서이기보다는 일본 맞춤형 보고서일 우려가 크다"며 윤석열정부에 "우리 해역에 있는 해수 방사능 감시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핵물질 오염수에 대비한 위기 대응 매뉴얼은 준비가 돼 있는지, 후쿠시마 수산물의 수입을 끝까지 막을 것인지 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정부는 그간의 오염수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는 정부와 여당'이라는 표현과 달리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국제기준과 국제법을 지키면서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안전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강변했습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일본의 주장만을 대변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