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배덕훈 기자] “효성화학이 대주주로 있는 이상 성장할 수가 없다. 차라리 매각해라.”
‘신화인터텍’ 소액주주들의 하소연입니다. 신화인터텍은 1988년 특수테이프 제조 목적으로 설립돼 광학필름을 주로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2013년 5월 효성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2016년 6월 효성의 인적분할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으로 효성화학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인 효성의 계열로 편입된 2013년만 해도 실적과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일었습니다. 당시 증권사들은 효성의 필름 사업과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며 신화인터텍 주식 매수를 적극 권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신화인터텍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화인터텍 영업이익(별도)은 효성이 인수한 해인 2013년 102억원이었는데, 2022년에는 -24억원으로 적자 상태입니다.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낸 2019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익이 미미하거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코스닥 상장기업 분류 기준에 따라 신화인터텍을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규모, 재무 상태, 경영 성과 등을 고려해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신성장기업부 등 4개 소속부로 관리합니다.
반면 경쟁사이자 2등 회사였던 미래나노텍은 2018년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습니다. 미래나노텍은 영업이익(별도) 기준 2015년부터 흑자 행진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별도)은 12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실적 상승에 힘입어 2013년만 해도 1만원대였던 미래나노텍의 주가는 현재 2만4000원대로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반면 신화인터텍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2790원에 불과합니다.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차트도 미래나노텍과는 대조적으로 계속해서 하향세입니다. 시가총액 역시 미래나노텍(7675억원)에 근접할 수 없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신화인터텍 시총은 813억원에 불과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효성의 인수가 결과적으로 신화인터텍에 아무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불만의 화살은 신화인터텍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조현상 효성 부회장을 향합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 (사진=효성그룹 제공)
조 부회장은 2014년부터 신화인터텍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데요. 소액주주들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이사회 참석률도 저조한 조 부회장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소액주주들 지적대로 조 부회장의 이사회 참석률은 매우 저조합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이사회 참석률은 38%(2018년), 50%(2019년), 75%(2020년), 80%(2021년), 100%(2022년)였습니다. 점진적으로 나아지기 했지만, 같은 기간 다른 사내이사들이 매년 100% 참석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럼에도 조 부회장은 매년 평균 1억원 이상의 보수를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이에 더해 조 부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는 점을 들어 주가 부양의 의지가 없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조 부회장은 2014년 경영참여 목적으로 보통주 7500주를 장내 매수한 이래 한 번도 신화인터텍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의 지분은 0.03%에 불과합니다.
소액주주들은 조 부회장이 주주가치를 제고할 의지는 있는지, 경영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은 하는지 매우 궁금해하며 “차라리 효성이 신화인터텍에서 손을 떼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효성 측은 "조 부회장이 2021년 이전 이사회 참석율이 저조했던 것은 단순 안건으로 이사회가 열릴 경우 사전 보고로 대체하면서 생긴 일"이라며 "실무자가 불참으로 잘못 기록하는 착오도 있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은행 차입, 지급보증, 지점 설치 및 폐지 등 안건의 경우 조 부회장에게 사전 보고를 통해 승인을 받았다"라며 "조 부회장은 경영 실적을 보고 받고 운영계획을 승인하는 중요한 이사회들에는 모두 참석했고, 2022년 이후에는 크고 작은 모든 이사회에 100% 출석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유연석·배덕훈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