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만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17만원 보장한다고?

보험사 간병보험 경쟁 과열 조짐
입원일수 늘리는 '역선택' 부추겨

입력 : 2023-07-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보험사들이 간병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데요. 하루 2만원 정도만 내면 간호사의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최대 17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간병비 보장이 클수록 입원 일수가 늘어나는 역선택은 물론 도덕적 해이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간호·간병인에 지급하는 간병비 사용료를 하루 10만원 한도로 상향 정액 지급하는 간병보험 판매를 이달 중순까지 연장한 데 이어 상급병실의 경우 15만원까지 30일 간 보장하는 담보를 추가했습니다. 
 
DB손해보험은 기존 간병보험 상품에 7월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일당 최대 17만원까지(상급병실, 30일 한도) 보장하는 담보를 신설했습니다. 현대해상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하루 최대 15만원까지 보장하는 간병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구고령화로 간병이 필요한 노인이나 중증환자가 늘면서 간병인을 고용하는 일이 많아졌는데요. 따로 간병인을 쓰게 되면 비용이 하루 평균 12만원을 넘는 수준입니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 간호인력으로부터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건강보험이 적용돼 하루 평균 2~3만원이면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상급병실이라 해도 평균 5만원 내에서 이용이 가능한데요. 보험사들이 최대 17만원을 지급하는 등 보장을 강화하면서 간병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간병보험을 블루오션으로 여기면서도 상품 출시를 주저했습니다. 역선택 가능성 때문인데요. 간병비 보장이 커질수록 입원 일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데다 간병비가 늘어나면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까지 덩달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보장 한도를 늘리는 상품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는 겁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비용이 나가는데 실제 들어가는 간병비용 외에 과도하게 지급하기 위해 상품을 설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타 소요되는 비용 등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 상품은 종류가 다양해 정액을 지급하는 다른 담보도 많다"며 "실제 지급한 비용과 보험금이 꼭 같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고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보장을 확대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보장 금액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항으로 5만원이 적정하다, 10만원이 적정하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보험사 내부 상품위원회 등을 거쳐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적절한 수준으로 한도를 정할 것을 보험사에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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