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청년정책의 경쟁 상대는 쿠팡, 삼성전자입니다. 쿠팡이나 삼성전자처럼 프로페셔널한 멋진 제품과 서비스를 받으면 기분이 좋듯이 영테크, 취업사관학교 같은 서울시의 한 땀 한 땀 잘 짜여진 청년정책을 경험해본 청년들은 다들 다르다고 얘기합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4일 <뉴스토마토>와 가진 인터뷰에서 실질적인 청년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10년대 들어 청년정책이 모든 지자체의 정책 맨 앞머리에 등장했지만, 여전히 수요층인 청년들의 정책 체감도는 낮게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1년 돌아온 오세훈 서울시장의 일성 역시 “청년서울을 만들겠다”로, 외부에서 수혈한 김 단장은 중장기 프로젝트인 청년행복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김 단장은 “오 시장님이 내가 일할 수 있게끔 에이스들을 멤버로 끌어주니 이 정도 성과는 이상한 게 아니라고 할 정도”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혁신하고 청년 입장에서 뭐가 좋을까, 마음에 들까 고민하고, 나아가 그들 입으로 오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존보다 더 세련되고, 더 치밀한, 더 고급스러운 정책을 만들어 청년들이 도약(Jump)하고, 구출(Saving)해서 삶의 기회(Chance)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부도 많이 하고 현장도 많이 가보며 행정에 풀어놓으면, 행정에서 다 구현해 놓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벅차오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김 단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이 4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서울의 이전 청년정책들과 현재의 청년정책들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의 청년정책들이 아이디어는 좋아요. 예를 들면 청년공간을 다섯 가지를 만들어 10년 동안 970억원을 들였어요. 근데 청년들의 마음건강을 위하자는 보편적인 마음에서 상담을 하는데 진단과 측정을 하지 않고 상담만 하는 거예요.
이성친구에게 차여서 슬픈 청년도 있지만, 공황장애, 우울증이 오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청년도 있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이거를 우린 정책을 전문화해 진단하고 측정해서 상황에 맞는 전문가, 전문기관과 연결합니다.
그렇게 기존 상담사 위주의 마음건강 사업을 작년 8월부터 정신건강학회, 정신의학학회, 심리상담학회, 임상심리학회, 연세대 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반 년동안 고도화했습니다.
그 전에는 상담을 10번, 20번 받아도 마음이 울적하고 계속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면, 장기적으로 5~6년까지 본인의 의지와 함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이뤄지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입니다.
정책을 구호로만 끝날 게 아니라 고도화해 체계적으로 전문화하고, 서울 정책 하나만 맛봐도 전후 좌우 다 맛볼 수 있도록 연결해야 합니다.
나아가 청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은 물론, 세계와 지방까지 보다 넓고 자유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나씩 만들고 있습니다.
청년수당 같은 경우에도 예전엔 돈만 줬지만, 우린 돈을 줄 때 일자리 매니저 매칭하고, 월세도 지원받고, 인생설계학교도 보내줘서 미래 설계하게 하고, 영테크로 자산 형성 돕고, 마음상담도 해줍니다.
올해부턴 청년들이 제일 듣고싶어 하는 자기가 가고 싶은 분야에서 4~5년 된 선배들 초청해 진짜 살아있는 얘기 취업성공담과 업계 비전 같은 걸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인생설계학교를 보면 기존 청년활동가들이 인생설계도 만드는 프로그램은 선의지만 전문적이진 않았어요.
이걸 버크만 프리뷰 진단, 데일 카네기 코스, 갤럽 강점 진단 같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채용할 때 쓰는 전문 프로그램을 가고 왔어요.
비싸면 350만원까지 하는 프로그램을 한국지사를 만나 서울 청년들 위해서라며 원가로 했습니다.
영테크 사업에서 한 청년이 재무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서울시)
청년과 전문가를 연결했을 때 효과가 궁금합니다.
서울 청년들 MZ세대라고만 이기적이고 눈 크게 뜨고 이어폰 끼는 게 다가 아니라 재능있고 괜찮아요.
인생설계학교를 절반 취약 청년, 절반은 일반인데 경쟁률이 7대 1까지 합니다.
영테크도 그렇고 전문가들과 체계적으로 설정을 해주니 청년들이 먼저 한 번 더 받으려고 달려옵니다.
청년정책은 정말 연결이 중요해 장년층이나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청년들이 갖고 있는 도전의식과 니즈를 매칭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납니다.
전문가들도 다 바쁘고 자기만의 영역이 있는데 정확하게 세팅하니 전문가들이 더 고마워 합니다.
학교장, 병원장, 교수님 이런 분들이 약속 시간 30분 전부터 오고, 몇 번씩이나 하는 회의에 참석하면서 토씨 하나 하나 챙겨가며 봐줍니다.
청년들이 인생설계학교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서울시)
기존에는 월세면 월세, 일자리면 일자리 각 사업에 해당하는 청년들만 혜택받을 수 있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정말 우리 ‘청년 몽땅 정보통’ 들어오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5억도 안 되는 예산 가지고 서울시에 있는 홈페이지 중에 청년 몽땅이 1등이에요.
이제 총리실이나 다른 지방에서도 진짜 많이 도와달라고 벤치마킹하고 공부하러 와요.
서울시 공무원들이 한 명 한 명이 다 이렇게 해 주니까 이게 가능한 거죠.
몽땅 정보통에 들어오니까 청년 수당 받으러 왔다가 월세 지원도 받고, 월세 지원 받다가 영테크 받고, 영테크 받다가 마음 건강 검사하고 순환이 가능해졌습니다.
마음건강의 경우 상담 신청 따로, 자기진단 따로, 상담사 매칭 따로, 결과 기록부터 전문기관가지 따로 프로세스가 다 분절됐어요.
이러니 상담가도 힘들고, 청년도 힘들고, 서울시 공무원도 힘들었는데 하나의 플랫폼에 24시간 본인이 마음 근율을 키울 수 있는 강의와 힐링 동영상을 전문가와 연계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잇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효과에요.
국방부하고 최근 mou를 했는데 국방부에서도 영테크하고 인생설계학교까지 연결되면서 일자리 상담까지 해주니 너무 좋아했어요.
국방부에 있는 군인들도 우리 청년들이니까요.
지역별로 있는 청년센터나 청년기관들도 다 연결하고 있는데 연결하는 것만으로 사회안전망이 더 단단해지는 효과를 봅니다.
개별적으로 열심히 하는 기관들을 모아놓으니 따로 돈 안 들여도 되면서 서로 정보 교류를 해도 되고 청년들이 받는 이득도 커집니다.
고립은둔청년들이 원예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서울시)
고립은둔청년들을 제도권으로 안은 것은 정책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고립은둔청년은 분명 어려운 문제이고 정신과 의사 선생님도 정말 힘들어해요.
이것도 안에 들어보면 예를 들어 1단계부터 10단계가 있어요.
방에서 절대로 안 나오고 “절대로 누구도 나한테 말 걸지 마요”를 10단계, “저 아파요, 손 잡아줘요”를 1단계라고 하면 1단계부터 서울시가 손을 잡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손을 잡아보고 또 손을 내미는 애들이 손을 잡아주고 그다음에 주변에서 저 친구 좀 이상할 텐데 가서 해보라고 연락오면 2단계로 넘어가는 거죠.
제일 어려운 게 발굴이거든요.
먼저 “도와주세요”라고 얘기하는 본인부터 잡아주고 주변에 친구들 부모들이 이제 발굴해주고 세 번째가 주민센터나 위험가구 네트워크에서도 발굴합니다.
발굴한 청년들은 측정을 해서 어느 수준인지 뭐가 아픈지 진단해 고립은둔 도와주는 사람들과 연결합니다.
고립은둔청년들이 같이 운동도 하고 반려식물도 키우고 수상스키도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성공사례를 열 건 스무 건 쌓으면 옆에서 같이 올 거에요.
취약 청년 정책의 핵심은 자립하게 만드는 거거든요.
고립은둔청년들은 갑자기 좋아지거나 취업하거나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인큐베이팅이 필요합니다.
일 경험도 하고 카페에서 서빙도 해보고 그다음에 사전에 교육받은 기업체에서 인턴십도 해보면서 괜찮아질 거에요,
고립고립청년들을 상담해주기 위해서 심리 상담사가 된 애들도 있고, 기업체에 취업을 하려고 준비해서 합격했다고 울면서 전화오면 저도 울컥합니다.
너무 너무 소중합니다. 이 청년들이 한 얘기를 접할 때면 삶이 달라지는 게 느껴지면서 엄청납니다.
숙명여대 학생들이 마음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에 있는 청년들이 지방에 있는 청년에 비해 혜택이 많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방에 있는 청년과 서울에 있는 청년의 니즈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서울청년들을 일부러 돈 줘서 지방에 가서 살라는 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거랑 똑같아요.
지방에는 각각의 정책이나 사업, 기획이 있을 거니 서울에서 아둥바둥하지말고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죠.
지방에 숙제를 줘서 지방 체험 청년들을 위한 제안을 받아 지역별로 미션을 주면 청년들이 한두 달 내려가 일 경험을 하면서 실제 겪어보는 겁니다.
창업은 너무 큰 얘기고 20대 초반 청년들이 지방이 이렇게 심각하구나, 지방에 이렇게 기회가 많구나, 이상한 데가 아니구나 알 수 있을 겁니다.
인생설계학교에 참여한 한 청년이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예산이나 여건이 된다면 해보고 싶은 사업을 알려주세요.
대학교마다 취업센터가 있는데 취업센터를 더 고도화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자기가 원하는 직종에 선배들 만나보고 현장에 가보고 공부하면 큰 경험이 될 거에요.
일 경험도 해보고 지방에도 가보고 해외에도 가보고 계속 경험하면서 그것들이 한 맥을 그리면 본인의 커리어처럼 쌓이게끔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세미나도 가보고 책도 읽어가면서 자기가 갖고 있는 스토리가 대학교 4학년 졸업할 때쯤엔 하나의 책이 돼서 면접 보러 올 때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하면 면접관도 입이 벌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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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정책학회 행정학회 mou 맺고 국방부 다음에 콘텐츠진흥원, 아모레 퍼시픽말고도 하반기에도 계속 밀려 있거든요.
서울에 있는 대학 총장님들하고도 mou를 맺어 청년 정책을 대학교 안으로 확대해 각 대학교마다 다 청년정책이 들어갈 거예요.
각 학교마다 서울 청년정책을 전담할 수 있는 전담 창구 만들어 가지고 학사 일정에 녹여서 학교 내에서도 일자리 정책이나 마음건강 사업을 할 수 있죠.
서로 이제 연계를 시켜놓으면 역할을 분담해 한 쪽이 측정하고, 다른 쪽이 치료하고, 한 쪽이 추려주면, 다른 쪽이 취업시켜주는 거죠.
행정 역할은 계속 다리를 놔서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벽을 쳐 취약 청년들은 빨리 중간층으로 올리고 중간 청년들을 상우로 올리는 게 첫 번째에요.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