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웹 브라우저인 '삼성 인터넷'에 미국 오픈AI의 챗GPT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삼성 인터넷은 글로벌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에 밀려 고전 중입니다. 챗GPT와의 결합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분석됩니다.
17일 IT매체 안드로이드 오쏘리티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 인터넷의 APK(앱 설치파일) 실험 버전(v22.0.0.54)에 챗GPT 탑재를 암시하는 코드가 발견됐습니다. 'Enable ChatGpt', 'Test ChatGPT', 'ChatGpt Model', 'Query For Summarizing, Enter chatGPT query to test', 'ChatGpt Settings' 등으로, 이들은 챗GPT 관련 설정과 모델 선택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쏘리티는 "이 코드는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 내 챗GPT 통합이 실험적 기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삼성 인터넷을 사용하면 챗GPT 웹사이트로 이동하지 않아도 챗GPT 쿼리를 쉽게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마도 사용자가 삼성 인터넷 기존 웹페이지에서 챗GPT를 호출해 페이지를 요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버전의 삼성 인터넷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외부 애플리케이션과의 호환성 검증을 진행하다가 미처 삭제하지 못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 인터넷과 챗GPT 간 호환성 검증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식 버전이 아닌 만큼 실제 챗GPT 탑재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인터넷은 전 세계 모바일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에 밀려 낮은 점유율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매년 삼성 인터넷의 버전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편의성과 보안성 등을 개선하고 있지만 지난 2014년 8월부터 9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크롬의 독주를 막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챗GPT가 삼성 인터넷에 도입되면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글로벌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 삼성 인터넷은 4.3%의 점유율에 그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구글 크롬은 64.8%의 점유율로 1위를 달렸고, 이어 애플 사파리는 24.8%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 인터넷과 이들의 점유율 격차는 적게는 6배, 많게는 12배가까이 벌어진 셈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크롬이 38.2%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사파리(26.3%)와 삼성 인터넷(23.8%)이 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정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챗GPT를 전면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중단한 바 있습니다. 구글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회사 내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구글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고려해 관련 논의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첫 갤럭시S 시리즈부터 13년 동안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돼 왔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