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비리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기소 여부 결정을 앞두고 검찰이 조국부부를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조민씨의 '반성'여부와 함께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 등을 반영해 기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판에서 이들 부부의 혐의 시인이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1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이날 재판이 이목을 끈데는 검찰이 다음달 26일 조민씨의 입시비리 혐의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기소 여부를 검토하면서 조국 전 장관의 혐의 인정 여부를 살피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재판을 받는 공범 조국·정경심씨의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공판 과정에서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실제 이례적으로 조민씨에게 의미있는 입장 변화있는지 검토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제일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강조한 겁니다. 지난 주말에는 실제로 조민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검찰 조사에 앞서 조민씨는 최근 자신의 합격을 취소한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상대로 냈던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조민씨의 진정성 있는 반성 태도여부와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등 혐의를 시인하는 지 여부로 기소여부를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즉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녀에 대한 선처 가능성을 암시하며 조국 태도를 압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미 대법원에서 정경심 전 교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면서, 조민씨 등과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기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을 하려면 공범자 역시 같은 진술을 해야 가능하다는 의견입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조씨가 위조를 시인했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소유예를 해주려면 공범자 역시 같은 진술을 해야 한다"며 "자백을 이유로 조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는데 조 전 장관이 부인하면 조씨가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하기전 조 전 장관은 자녀들의 학위포기 결정을 존중하면서 보다 낮은 자세로 진솔한 소명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법정에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딸의 입시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공소사실상 조민씨의 경력 중 4건은 고등학생 때, 3건은 대학생 시절에 쌓은 경력인 탓에 생업과 사회생활을 한 조 전 장관이 이같은 딸의 입시 관련 활동을 상세히 알기 어려웠다는 취지입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