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온 마을이 만든 김치, 든든한 지원군 얻었어요"

LG헬로비전과 손잡은 땅끝마을 해남김치 공장 가보니
직접 갈은 배 넣어 하루 200박스, 편성횟수 늘려 매출 1억 기록
"원물보다 가치있게"…LG헬로비전 지자체와 3개 상품 론칭 예정

입력 : 2023-07-24 오전 8:00:00
[해남=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라남도 해남 송지면, 땅끝마을이 있는 이곳은 말 그대로 땅끝 중 땅끝인 곳입니다. 김치에 들어가는 잡어젓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주변 바다에 자리하고, 배추·양파밭도 펼쳐져 있습니다. 주재료를 모두 '해남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유명세를 떨치며 활발히 유통된 해남배추와 달리 해남김치는 브랜드화 되지 못했습니다. LG헬로비전(037560)은 지역성과 상품성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 하에 해남김치 상품화에 나섰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인 해남군, 지역생산자와 합심해 '오리지널 로컬 테이스트(오로테)'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선정했습니다. 
 
해주물산 김치공장으로 재료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직접 갈은 배 넣어 하루 200박스, 편성횟수 늘려 매출 1억 기록 
 
LG헬로비전과 손잡은 지역생산자 해주물산은 16명 정도의 인력으로 하루에 김치 10㎏을 100~200박스 정도 만들어 파는 업체입니다. 재료 확보부터 손질까지 직접하기 때문에 이 이상 만드는 것은 힘들다고 합니다. 홈쇼핑 손길에 'NO'를 외친 것도 물량의 대량 확보가 불가능한 탓이었습니다. 김학진 해주물산 이사는 "소수의 인원이 해남의 재료로 그날그날 만들어 팔면서 해남 전통의 맛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며 "대량 판매로 욕심을 내는 대신 꾸준한 맛을 내어 우리 말고도 해남 땅끝마을의 김치가 보급되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해주 해주물산 대표(왼쪽)와 김학진 해주물산 이사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LG헬로비전)
 
보통 홈쇼핑 1시간 방송을 위해서는 3000박스의 물량이 필요합니다. 지역 소규모업체로서는 쉽지 않은 물량입니다. 그동안 입소문이 유일한 판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김학진 이사의 설명입니다. LG헬로비전의 커머스방송을 타면서 한달간 이룬 판매량은 1억원 정도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대량 판매는 힘들지만, 소량씩 편성 횟수를 늘려 이룬 결과입니다. 
 
늘어나는 김치주문은 마을 곳곳으로도 파급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해남김치엔 새우젓이나 생강 등 지역에서 구하기 힘든 원물을 제외하곤 대부분 해남산이 들어갑니다. 온 마을이 만드는 김치인 셈인데, 이웃 농가들도 해남김치 판매 확대에 따라 매출 확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주물산도 농사를 짓고는 있지만, 판로가 확대되면서 젓갈을 파는 이웃, 마늘 농사를 짓는 이웃집 할머니, 찹쌀을 거두는 옆집 농가로도 손을 내미는 일이 늘어난 까닭입니다. 김학진 이사는 "판로가 확대되니 주변 농가 등 원물을 생산하는 이웃들에게도 재료를 확보해달라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간마진을 떼지 않고 직거래로 거래하니 주변 이웃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원물보다 가치 있게"…LG헬로비전 지자체와 3개 상품 론칭 예정 
 
해남김치로 시작된 오로테 프로젝트는 지역정체성이 담긴 오리지널 스토리 발굴이 주요 목적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화를 추진합니다. 지역 생산자가 단순히 1차 원물 공급자나 대기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지로 그치지 않고, 지역의 대표 상품을 생산하고 제조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이동호 해남군 해남미소 팀장(왼쪽)과 유솔 LG헬로비전 커머스상품팀 책임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LG헬로비전)
 
해주물산과 LG헬로비전의 가교역할을 하는 해남군 유통지원과 이동호 해남미소팀장도 지역상품의 브랜드화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동호 팀장은 "해남군의 원물 자체를 기업과 손잡고 납품한 적은 있었지만, 브랜드로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농가 소득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는 입장에서 원물보다는 가공해서 파는 모델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잘 팔린 해남김치로 해남을 알릴 수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해남의 다른 원물 판매 확대, 관광활성화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채널 커머스방송으로 지역가치 창출에 비중을 두고 있는 LG헬로비전은 올해 해남김치와 같은 사례를 지속해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지역과 함께 만들어 팔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유솔 LG헬로비전 커머스상품팀 책임은 "지역마다 원물은 많지만, 원물 자체를 가져오는 건 의미가 없다"며 "해남김치와 같이 지자체와 손잡고 브랜드화를 이룬 상품을 연내 3개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남군과도 추가적으로 상품을 만들고, 케이블TV 권역 내 타 지자체와도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각오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글로벌 판매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유솔 책임은 "원물이 아닌 가공품을 브랜드화한 것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로 판매도 고려한 것"이라며 "지자체와 함께 전략적 상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남=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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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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