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99% "나는 감정노동자"…가장 큰 스트레스 '학부모'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 27일 '교권 침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 발표
스트레스 느끼는 대상 '학부모와 학생' 91.4%…"하루하루가 러시안룰렛"
"학부모 악성 민원 등의 총알이 또 누구 겨눌지 두려워"

입력 : 2023-07-27 오후 5:16:16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사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상으로 '학부모'를 꼽았습니다. 교사들의 99%는 자신을 '감정노동자'라고 느꼈습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 활동 침해 학생의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교사의 89.1%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 99% '감정노동자'라고 생각…'민원 스트레스 심각' 답변도 97.9%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실질적인 교권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침해 인식 및 대책 마련 교원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및 전문직 3만29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의 99%가 자신을 '감정노동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사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상으로는 '학부모'가 66.1%로 1순위에 꼽혔습니다. '학생'이라는 응답도 25.3%로 '학부모와 학생'에 의한 스트레스가 전체의 91.4%를 차지했습니다.
 
이나연 인천하늘중 교사는 "선배들이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있어도 아동학대로 트집 잡힐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교육 활동만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설마'라는 생각을 했지만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말이 안 돼 소재로 쓸 수 없는 일들이 진짜 있었다"며 "이로 인해 교사들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 지도·생활지도·업무 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실제 교사들이 교직 생활 중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으로 '학생 문제 행동 등에 대한 생활지도'(46.5%)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민원'(32.3%)·'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14.6%)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답변한 교사도 전체의 97.9%로 조사됐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2030 청년위원회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실질적인 교권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침해 인식 및 대책 마련 교원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 등 필요…'교육 활동 침해 사항 학생부 기재' 찬성 89.1%
 
교사들이 교권 침해 행동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는 △정당한 교육 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99.8%) △교권 침해 학부모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실효성 있는 조치(99.3%) △허위·반복된 민원이나 신고에 대한 교육청의 강력한 대응(99.8%)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교사 분리 조치 및 직위 해제 처분하는 절차 개선(93.3%) 등이 필요하다고 동의했습니다.
 
양승모 경북 북삼고 교사는 "교사 몇 명은 죽어야 교사도 인권이 있는지 알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결국 현실이 됐다"면서 "교사와 학생의 권리가 균형을 찾아 이러한 참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교권을 보호할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교육 활동 침해 학생의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을 두고는 교사의 89.1%가 찬성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교권 보호 및 회복 방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부에 기재하는 내용을 담아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향상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승오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교원들의 하루하루는 러시안룰렛 게임과 같아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거부와 폭언 및 폭행, 학부모의 악성 민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라는 총알이 다음에는 누구를 겨눌지 두렵다"며 "더 이상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참고, 또다시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감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호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통과 △악성 민원 등을 제기한 학부모에 대해 책임을 묻는 법·제도 마련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 학생부 기재 등의 내용을 담은 '교원지위향상법' 처리 △교원이 수업 방해와 교권 침해에 대해 즉각 제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담긴 장관 고시 마련 등을 촉구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2030 청년위원회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실질적인 교권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침해 인식 및 대책 마련 교원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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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