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고성장을 거듭했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엔데믹 쇼크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 매출원인 광고 시장의 회복과 함께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서인데요. 국내 빅테크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는 서로간 다소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네이버는 신 성장동력으로 힘을 주고 있는 커머스 부문의 선전으로 실적 개선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여전히 부진의 수렁에 빠져있는 모양새입니다.
증권가가 바라보는 이들의 실적 전망은 엇갈립니다. 3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매출은 2조4306억원, 영업이익은 36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 증가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수익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2조709억원, 영업이익은 1244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늘겠지만 수익은 30% 가까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외부 전경. (사진=카카오)
국내 빅테크 공룡의 실적 희비는 주 매출원인 광고 이외의 신사업 성과에서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반적으로 광고 시장의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네이버는 커머스 매출 성과가 광고 부진을 상쇄하겠지만, 카카오는 그렇지 못했다는 진단입니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가 구조조정에 돌입한 카카오의 상황과도 맞물리며 카카오가 보다 힘든 실적 고비를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반기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의 길을 갈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의 하반기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가 좌우할 전망입니다. 오는 8월24일 출격하는 하이퍼클로바X는 검색 서비스 '큐', 대화형 에이전트 '클로바X' 등 버티컬 서비스를 연이어 공개합니다. 쏘카와 협력해 모빌리티 영역에도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체질 개선을 우선으로 합니다. 적자 공동체의 구조조정과 AI, 헬스케어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는 탓에 빠른 수익 개선은 어려워보입니다.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AI의 경우 아직까지 명확한 로드맵이 부재합니다. 지난 2021년 선보인 '코-GPT'를 기반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AI 챗봇, AI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고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