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5' 시리즈를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현지화 마케팅도 강화하면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애플이 쥐고 있는 프리미엄폰 시장 주도권도 빼앗아 올지 주목됩니다.
31일 인도 현지 매체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부사장)은 최근 "갤럭시Z 폴드5와 플립5는 현지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삼성전자는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인도인들이 고급형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대적인 현지 마케팅 공세도 예고했습니다. 인도에서 플립5의 출고가는 현지 통화로 9만9999루피(약 156만원)부터, 폴드5는 15만4999루피(24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150만원이 넘는 고가폰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스마트폰 할부금융 서비스인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사전 예약 기간 동안 플립5는 최대 2만루피(31만원), 폴드5는 2만3000루피(35만원) 상당의 캐시백 혜택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지난 27일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부사장)이 '갤럭시Z5'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달 오프라인 매장도 2곳을 개장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14일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와 18일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에서 체험형 매장인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를 각각 오픈했습니다.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웨어러블, 모바일 액세서리 등 모든 갤럭시 제품 체험·구매가 가능한 매장입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 국가인 인도에서 삼성전자는 저가~고가 라인업을 촘촘히 구성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의 점유율로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에서 개장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 현지인들이 갤럭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3만루피(46만원) 이상 프리미엄 부문에서 애플은 36%의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인도에서 최신 기종인 '아이폰14'를 제조하는 등 현지서 스마트폰 제조와 판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습니다. 올해 2분기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1%로, 1년 전(3.4%)과 비교해 껑충 뛰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5 시리즈를 앞세워 프리미엄폰 시장 주도권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노 사장은 "새로운 기술 수용도가 높은 인도는 가장 빠르게 폴더블폰 시장이 성장 중"이라며 "인도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