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우석 법률전문기자] 파행이 끊이지 않는 '새만금 잼버리'의 법적 책임논란을 누가 지게 될지 관심입니다.
대회장 관리 부실, 온열질환자 속출, 개영식 부실 진행, 곰팡이 핀 식재료, 잼버리 내 마트의 폭리행위, 샤워시설 및 화장실 부실 관리, 방충대비 부실, 잼버리 영내에서 발생한 성범죄까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8일 오후 전북 부안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수송 버스들이 길게 줄지어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5년여 준비기간을 거쳤으며, 약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자됐기에 현재의 파행은 납득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새만금 잼버리 관련 국회뿐만 아니라 관련 보고서에서도 준비부족을 경고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불가피합니다.
민사상 공동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청구 가능해
스카우트활동과 관련해서 벌어진 이번 사고는 청소년 스카우트 관련 법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69년 7월 28일 스카우트활동육성에관한법률을 제정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청소년의 스카우트활동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하였는데요. 해당 법률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스카우트활동에 관하여 편의를 제공하고 협조 지원할 수 있게끔 규정했습니다.
세계적인 행사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한국은 1991년 강원도 고성에 이어 올해 다시 전북에서 개최하게 됐습니다. 행사 지원을 위해 국회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이하 '새만금세계잼버리법')을 2018년에 제정했습니다.
새만금세계잼버리법 제4조에는 국가와 지방단치단체에게 세계잼버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 시행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는 의무규정을 명시했습니다.
또한, 세계잼버리의 성공적인 준비 및 개최를 위해 여성가족부장관 인가를 받은 조직위원회를 별도 법인으로 구성, 설립토록 했습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정부지원위원회를 두게 해 지원을 빈틈없이 하도록 했습니다.
그야말로 '법'만 보면 완벽한 준비태세입니다.
그러나 이번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적했던 사안들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스카우트활동육성에관한법률, 새만금세계잼버리법을 살펴볼 때 대한민국 정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 조직위원회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국스카우트 연맹도 행사 신청, 유치 당사자로서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책임주체는 잼버리라는 행사의 법적 성격을 볼 때 행사 참가한 청소년 등으로부터 민법상 공동불법행위 책임이나 채무불이행책임(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데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국적불문, 외국인도 소송 가능
잼버리 미국 학부모 일부는 "소송전 벌어지면 동참할 것"이라며 소송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소송이 된다면 대규모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사소송은 원고의 자격에 관해 국적을 묻지 않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인격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대한민국, 지자체, 조직위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법인격 갖춘 단체도 국적 불문하고 우리나라 민사소송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조계 일각해서는 이번 사태가 대규모 소송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책임소재 밝혀 탄핵 또는 해임 가능해
이번 사태로 주무부처 장관의 책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의 탄핵과 대통령의 해임권 행사가 문제가 되는데요. 국회의 탄핵은 장관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 국회의 재량에 따라 행사할 수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대상이 아니라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헌재 탄핵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다만, 대통령은 추후 책임소재를 밝혀 국무위원을 해임할 수는 있겠습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우석 법률전문기자 wsch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