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반지’ 놓고 삼성 대 애플 ‘각축전'

갤럭시 링·서클부터 필까지…삼성, 상표 출원만 10개
애플, 2015년부터 스마트 반지 기술 특허 다수 확보

입력 : 2023-08-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스마트 반지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출원한 스마트 반지 상표권은 10개에 달합니다. 애플도 올해 들어 스마트 반지 특허 2건을 확보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스마트 반지는 손가락에 끼워 가볍게 지닐 수 있어 수면 측정 등 헬스케어(건강관리)뿐 아니라 가상·증강현실(VR·AR) 기기까지 활용도가 높습니다. 양사 간 경쟁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반지로 확전하는 모습입니다.
 
28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갤럭시 필'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습니다. 이번 상표권의 지정 상품으로는 스마트 반지, 스마트폰, 웨어러블 통신기기, 태블릿PC, 생체 측정 등 스마트 반지용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이 올라와 있습니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영국과 호주의 특허 당국에도 각각 '갤럭시 큐리오'와 '갤럭시 글리아'라는 상표 출원을 신청했습니다. 갤럭시 큐리오 상표권은 스마트 반지 등 웨어러블 기기를 포괄하는 '클래스 9'로 분류됐습니다. 상표 설명으로는 국내서 상표를 출원한 갤럭시 필과 내용이 같습니다.
 
 
갤럭시 링·서클부터 필까지…삼성, 스마트반지 상표 출원만 10개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이달까지 8개월 동안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노르웨이 등 각국 특허청에 출원한 스마트 반지 상표는 총 10개입니다. 올해 2월 '갤럭시 링' 상표 출원을 신청한 데 이어 7월 '갤럭시 인사이트·인덱스·서클·펄스·원·리듬'라는 6개의 상표를 추가 출원했습니다. 이달에는 갤럭시 필 등 3개의 상표 출원을 신청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들 스마트 반지 상표에 대해 "건강과 운동, 수면 관련 정보를 추적하고 측정하기 위한 스마트 반지 성격 웨어러블 기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특허청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 반지 상표권은 8개입니다. 가장 먼저 출원 신청한 갤럭시 링은 현재 선행 출원 또는 등록 상표가 시중에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상표전문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갤럭시 인사이트·인덱스·서클·펄스·원·리듬 6개 상표는 삼성전자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우선심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상표 출원 외에도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스마트 반지의 제어와 작동 등에 대한 기술 특허 2건을 출원했습니다. 지난해 8월 공개된 특허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연구 중인 스마트 반지 내부에는 심박수와 혈압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심전도(ECG)·광혈류측정(PPG) 센서가 탑재됐습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제어하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스마트 반지 외부에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문자·이메일 등 알림 확인도 가능합니다. 안면 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카메라도 탑재돼 근처 웨어러블 기기의 잠금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애플, 2015년부터 스마트 반지 기술 특허 다수 확보
 
경쟁사인 애플은 스마트 반지 출시를 위한 상표 출원보다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IT매체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22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압력 감지 입력 기능이 있는 링 입력 장치' 특허에 대한 승인을 받았습니다. 애플은 해당 특허 문서에서 "스마트 반지는 크기가 작아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다"며 "무선 연결로 다른 호환 장치와 통신 가능한 '눈에 띄지 않는 통신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이 이번에 특허를 취득한 기술은 '햅틱 피드백' 기능입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손가락에 스마트 반지를 착용하면 스마트폰 등 다른 전자 기기에서 오는 알림 등을 촉각으로 감지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스마트 반지 표면을 눌러 응답도 가능합니다. 애플이 구상하는 스마트 반지는 내부 밴드와 접촉 밴드로 구성돼 손가락에 일정 수준의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또 스마트 반지로 스마트폰과 헤드폰, 컴퓨터, 태블릿 등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일찌감치 스마트 반지 기술 특허를 준비해왔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음성 제어 기능과 카메라가 있는 링', 2019년에는 '링 컴퓨팅 장치를 위한 장치 및 방법' 등의 기술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반지에 적용된 센서로 물체 간 거리와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VR·AR 환경에서 양손에 스마트 반지를 끼고 커서 이동 등 작업 수행을 지원하는 내용의 '피부 간 접촉 감지시스템' 특허도 확보했습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가 구상한 스마트 반지 예시 도면, 애플이 기술 연구 중인 스마트 반지 도면. 사진=한국·미국 특허청
 
삼성·애플, 스마트 반지 누가 먼저 출시할까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스마트 반지 출시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갤럭시 서클 상표를 출원할 당시 "상표 출원이 제품 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오랫동안 스마트 반지 관련 상표와 특허를 출원해 온 만큼 실제 제품 출시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의 '삼성 헬스' 최신 베타 버전에 '링 지원' 기능이 추가되면서 스마트 반지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달 중 스마트 반지 양산을 결정하고, 갤럭시워치처럼 스마트 반지에 대한 의료기기 인증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해외 IT매체인 샘모바일은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 반지 관련 소식에서 유일하게 일관된 요소는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상표를 출원하며 그 존재를 상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새로운 유형의 웨어러블 제품이 언제 출시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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