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실적 반짝 개선…"신사업 다각화가 열쇠"

2Q 매일유업 영업익 55.3%↑…남양유업은 적자폭 둔화
기저효과, 긴축 재정 맞물린데 다른 결과
분유 의존도 줄이고 건기식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관건

입력 : 2023-08-28 오후 3:52:56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내 주요 유업체들의 최근 실적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원윳값 인상으로 업황 자체가 침체되는 상황에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다소 의외라는 것이 업계 중론인데요.
 
지난 수년간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를 입은 데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연결기준) 매일유업의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138억원) 대비 55.3%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82억원으로 전년(4156억원)보다 7.89% 늘었습니다.
 
남양유업의 경우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졌지만 낙폭은 줄어들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분기 영업손실은 67억원으로 전년 손실 199억원보다 66.47% 감소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매출은 2347억원에서 2611억원으로 11.23% 늘었습니다.
 
아울러 서울우유 경영공시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올해 상반기 동안 영업이익이 23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28억원)보다 29% 줄었지만, 매출은 1조42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9521억원) 대비 9.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유업계의 반짝 실적 개선은 식자재 유통 사업 성과, 기저효과, 긴축 재정 등이 맞물린데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실적이 아주 좋아졌다기보다는 지난해 저조했던 실적으로 말미암은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식자재 유통 사업 성장으로 기업 간(B2B) 거래 성과가 양호했고, 연초부터 비용 절감을 위한 긴축 재정에 돌입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이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유업계가 급속도로 침체되는 업황 침체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묘수 마련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만1500만명 감소한 24만9000명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전년 대비 0.03명 줄어든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오는 10월 1일부터는 원유 기본가격이 1리터(ℓ) 당 88원 오른 1084원이 적용됩니다. 원윳값이 인상되면 당연히 우유 가격도 상승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정부가 계속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하고 있다 보니, 업계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 같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유업계는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방침을 세운 상태인데요. 매일유업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곡물, 단백질 등을 주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모습입니다.
 
남양유업 역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스테쏘' 등 외식 사업을 늘리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서울우유도 락토프리 우유, 단백질 강화 제품 등 품목 라인업 확장에 나선 추세인데요.
 
한 경영학과 교수는 "유업계를 둘러싼 위협 요인들은 장기적으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사실 상당수 가공식품에 유제품이 포함되지 않는 것들이 드물 정도인데, 이들 업체는 유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건기식 등으로의 사업 영역 확대는 어쩌면 업체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인지도 모른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우유 등 유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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