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연루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검찰 대 이재명'의 힘겨루기가 이번주 고비를 맞을 전망입니다.
이 대표를 옥죄기 위해 '진술'에 의존하는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의 무게추를 '증거입증' 보다는 '증거인멸' 쪽으로 옮기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은 당장 30일 소환조사를 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이 대표측이 국회가 비는 9월 11일 주간에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혀 소환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다섯 번째 검찰 출석을 앞두고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의 소환날짜에 따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시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29일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공판에서 이 대표가 대북송금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만큼 진술여부에 따라 검찰 수사도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환시점 놓고 갈등지속…이재명측 "내달 11~15일 출석하겠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30일 소환조사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측은 "9월 정기국회 중 본회의가 없는 주에 출석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본회의 일정이 없는 다음달 11~15일 사이에 이 대표가 출석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 대표측의 일방 통보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환시점 갈등은 지난 주부터 이어졌습니다. 지난 23일 검찰이 30일 이 대표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하자 24일 조사를 받겠다고 맞받으면서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 대표 요구를 검찰이 받아들이면 그 다음주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추석연휴 직전에 국회에서 체표동의안 표결이 이뤄지게 됩니다.
수원지검 모습. (사진=뉴시스)
29일 이화영 재판 '주목'…'사법방해 의혹' 으로 수사확대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에 핵심 인물인 이화영 전 부지사의 증언에 주목해 왔습니다. 하지만 두달 가까이 오락가락 진술에 변호사 선임문제 등 재판이 지연되자 사법방해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하고 재판이 거듭 지연된 배경으로 민주당 관계자들의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고 보는 겁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사 선임 문제로 재판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으로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과 천준호 의원에게 각각 참고인 신분의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 또한 증거 유출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현 변호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입증증거'가 부족해 '증언'에 집중했으나 녹록치 않자 증거인멸과 사법방해 의혹 등으로 수사 방향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검찰은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를 직접 신문하고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는데 진술이 자꾸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29일 열리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재판이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전 부지사가 다시 방북비용 대납 요청과 이 대표 보고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게 되면 진술조서 증거 채택 여부도 불확실해 집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