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주거나, 발 빼거나"…퀵커머스 시장 지각변동 조짐

퀵커머스 시장 파이 경쟁 치열
쿠팡이츠는 영역 축소하고, 배민은 넓히고…상반된 행보
각 사, 본연의 업무에 선택과 집중 전략 시도

입력 : 2023-09-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유태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급성장한 '퀵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유통가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상당 부분 넘어가자 이에 발맞춰 퀵커머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업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사업 영역을 축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인데요.
 
기업들은 퀵커머스가 자사에 가져다줄 실익, 네트워크 거점 여건 등을 면밀히 파악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는 만큼, 향후 퀵커머스 시장의 전반적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쿠팡이츠, 서울 강남·서초 서비스 종료
 
3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식료품, 생필품 등을 즉시 배달해 주는 '이츠마트' 서비스 범위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7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일대 이츠마트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기로 한 것인데요.
 
쿠팡은 지난 2021년 7월 서울 송파구 일대를 시작으로 시범적으로 이츠마트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강남구, 서초구 일대로 범위를 넓힌 바 있습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강남, 서초 이외 지역의 서비스는 유지되며 추후 서비스를 다시 확대할 경우 공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서비스 영역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과 관련, 업계는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시장에 더 이상 전력을 기울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퀵커머스 시장이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이하며 성장 정체 기미를 보이고, 경쟁 업체들의 진입도 치열해지는 까닭입니다.
 
특히 쿠팡이츠는 최근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10%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선 상태인데요. 이는 사업 운영 역량을 퀵커머스 대신 성장성 있는 기존 배달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도 관측됩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 시장의 경우 결국 국내 수요를 대상으로 해 파이가 한정적이다 보니, 경쟁자들이 진입할수록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퀵커머스 사업 자체도 가격 경쟁력 저하, 막대한 풀필먼트 센터 비용 투입 등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쿠팡이츠 역시 이 같은 실효성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업계 구조도 전반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배민·홈플러스 등은 오히려 서비스 확장 나서
 
반면 배달의민족(배민)은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장하며 쿠팡이츠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배민은 장보기 배달 서비스인 'B마트'와 셀러 입점 기반 '배민스토어'의 두 축을 통해 본업인 퀵커머스 분야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인데요. 이를 위해 라이브 커머스인 '배민쇼핑라이브'를 이달 말 접고, 자사 웹툰 '만화경' 서비스도 내년 5월 종료합니다.
 
B마트의 경우 상품을 주문하면 지역 내 주요 거점에 마련된 소형물류센터(MFC: Micro Fullfillment Center)를 통해 즉시 배달합니다. 현재 MFC는 전국에서 약 60곳이 운영 중으로, 각 매장에서 픽업해 배달하는 일반적인 방식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배달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인데요.
 
배민은 B마트 서비스 영역을 서울·수도권에서 부산·대구·대전·울산 등지로 확대한 데 이어, 지점 관리자 채용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배민 관계자는 "보다 빠르고 안전한 배달을 위해 도심 곳곳의 물류센터 배치를 변경하기도 하고 최적의 배달 거리를 찾는 등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며 "이용 고객들이 필요한 상품을 최대한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채널들 중 한 곳인데요.
 
특히 이달 말 배민과의 제휴를 통해 배민스토어에도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이는 전국 245곳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을 기반으로 주문 시 1시간 내외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1시간 즉시배송 배송 영역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홈플러스 관계자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 제휴를 통해 향후 배민과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홈플러스 온라인을 다양한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유태영 기자 acech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충범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