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해외로…영토 확장하는 K편의점

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 개도국으로의 적극적 영토 확장
업계, 국내 편의점 시장 포화상태 달했다고 판단
국내에서는 내실 다지되 해외서 시장 확대 '투트랙' 전략 시도

입력 : 2023-08-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오프라인 유통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로 적극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는 국내 편의점 산업이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지만 점포 수가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이에 따른 성장 동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2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 24일 캄보디아에서 국내 편의점 최초로 일대 진출을 위해 현지 '사이손그룹', 한국의 '한림건축그룹'과 편의점 사업을 위한 3자 협약을 맺었는데요.
 
향후 이마트24는 두 업체가 함께 설립할 합작회사(가칭 '이마트24 캄보디아')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수도인 프놈펜에 1호점을 개점할 예정입니다.
 
이마트24의 이번 캄보디아 진출은 2021년 말레이시아,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캄보디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경제성장률이 매년 7%대를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온 것이 이마트24 진출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최초로 캄보디아 진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 업체들도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CU의 경우 해외에만 약 450개의 점포를 확보하며 업계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데요.
 
CU는 지난 2018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몽골에 처음 진출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320호점을 돌파한 바 있습니다. CU 점유율은 몽골 편의점 시장의 약 70%에 달합니다. 또 말레이시아에서 13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내에는 카자흐스탄에서 1호점을 개점할 예정입니다.
 
GS25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CU가 몽골에서 개척을 시도하던 2018년 당시 GS25는 베트남에서 활로를 모색했는데요. 현재 GS25는 베트남에서 213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몽골에서는 202개의 점포를 확보하며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이렇듯 편의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사실 편의점 산업은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 구성비는 △2021년 16% △2022년 16.2% △2023년 상반기 16.6%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인데요.
 
문제는 편의점 점포 수가 전국 약 5만4000곳으로 너무 많다는 겁니다. 이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약 5만6000곳)과도 엇비슷한 수준인데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3배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편의점 수는 우리가 더 많습니다.
 
그간 편의점은 특유의 접근성을 토대로 소매 유통 거점으로의 역할을 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려왔지만, 점포 수가 과다한 점은 분명 지속적 성장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국내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하는 등 내실을 다지되,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모험적인 시도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경제대학 교수(서비스마케팅학회장)는 "국내 편의점 시장의 인구당 점포 수가 너무 많다. 국내에서의 신규 출점에 따른 물리적 성장이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 업체가 진출하는 국가들의 유통 시장 발전은 아직 더딘 상태다. 충분히 성장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커피 매대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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