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첫날)'대통령 탄핵' 발언에 아수라장

한덕수 "윤석열정부 극우 뉴라이트 시각 갖고 있다? 동의 안해"
역사관·오염수 곳곳 난타전…김진표 "초등반상회도 이렇지 않아"

입력 : 2023-09-05 오후 5:19:10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 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설훈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여야가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5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정율성 역사공원 추진 등 역사관 문제로 충돌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채 상병 순직 사건 등을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는데요. 특히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 추궁 과정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되면서 국회 본회의장이 일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습니다.
 
'역사관 논쟁'으로 뒤덮인 대정부질문 초반
 
국회는 이날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나흘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설훈 민주당 의원은 홍 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고 자랑스러운 우리 독립운동 역사와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총리는 “홍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여러 가지 논란 있는 요소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육사에서 사관학교 정체성과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일환으로 이런 내용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설 의원은 국가보훈부가 고 백선엽 장군 안장 기록에서 ‘친일 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언급하며 “극우 뉴라이트 본색”이라고 비판했는데요. 한 총리는 “윤석열정부가 극우 뉴라이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광주시의 정율성 기념공원 추진에 대한 한 총리 답변도 홍 장군 흉상 이전 질의와 맥락이 유사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세상 어떤 나라도 침략자를 국민 혈세로 기념하지 않는다”며 “총리께서는 국가적 기념행위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습니다. 
 
한 총리는 “음악에 자질 있는 분으로, 중국에 귀화해 중국군 군가를 만들고 북한 인민군 군가를 만드신 분으로 알고 있다”라며 “기념 행위의 목적은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야 “대통령 탄핵”…여 “무슨 말이야” 고성 항의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공방 과정에서 '탄핵 언급'까지 나왔습니다. 설 의원은 “대통령이 직권남용한 것이 분명하고 법 위반한 사실이 분명하다”며 “탄핵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설 의원 발언 직후 여당 측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이라니”, “무슨 말이야” “가짜뉴스” 등을 소리치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설 의원 질의가 끝나자 김 의장은 “의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며 “의원은 발언하는 사람들의 말을 국민이 못 듣게 방해하고 있다”며 의원들에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경청해 달라”며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대정부질문 첫날을 덮었습니다. 설 의원은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정부는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고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 정확히 말씀하시라”고 한 총리에게 요구했습니다. 한 총리는 “절대로 아니다”라며 “과학적으로 처리된 방류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은 2008년 광우병 괴담, 2010년 천안함 괴담, 2017년 사드 괴담으로 재미를 보더니 이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수에 대한 괴담을 선전, 선동하고 있다”고 하자 한 총리는 “과학적으로 방류가 이뤄지느냐를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치권에서 제대로 과학적으로 봐주고, 가짜 괴담이나 뉴스, 선동 이런 것들에 의해 피해를 받지 않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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