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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큐리언트(115180)가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본총계의 5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큐리언트가 원하는 금액으로 유상증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 유상증자 실패 사례가 나오고 있고, 이미 과거 수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큐리언트가 수익 창출 동력이 없는 상황에 의약품유통사업과 기술이전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큐리언트CI.(사진=큐리언트)
유상증자 417억원 결정…만성 관리종목 위험에 급한 불 끄기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리언트는 41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자금 사용 목적은 연구개발 등에 필요한 운영자금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큐리언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132억원으로, 자본총계(242억원)의 5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에도 계속사업손실 271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총계(351억원)의 50%를 넘어선 바 있다. 이는 관리종목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50%초과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올해 말까지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큐리언트가 관리종목지정 위험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큐리언트는 2016년 기술성장기업(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해 지난해 중견기업부를 거쳐 올해 벤처기업부로 소속부가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력이 두차례 있다.
큐리언트가 상장 이후 가장 처음으로 유상증자를 한 것은 2018년으로 400억원 규모다. 큐리언트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해 2018년까지 유예기간이지만, 바로 다음연도부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요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발 빠르게 유상증자를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큐리언트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과 자본총계 추이를 살펴보면 3년의 유예기간이 있던 2016년(105억원, 243억원), 2017년(122억원, 145억원)으로 이미 자본총계의 50%를 넘어섰고, 2018년 유상증자를 하면서 사업손실 164억원, 자본총계 394억원 등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끝난 2019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227억원을 기록해 다시 자본총계(174억원)의 50%를 넘어섰다. 이에 큐리언트는 이듬해인 2020년 다시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같은 해 사업손실 208억원, 자본총계 569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안정 수준을 회복했다.
이후 2021년에는 사업손실 239억원, 자본총계 541억원 등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다시 사업손실 271억원, 자본총계 351억원을 기록하며 50% 이상 수준을 기록했고, 이런 상황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큐리언트는 올해 또다시 41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유상증자 금액이 목표금액보다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유상증자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는 최초 모집총액 650억원에서 456억원,
강스템바이오텍(217730)은 357억원에서 257억원으로 유상증자 규모를 줄인 바 있다.
이에 큐리언트 관계자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큐리언트는 향후 좋은 R&D와 사업개발 이벤트가 많아서 예정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또한, 이번 유상증자와 별도로 연내 3자배정 및 전략적 투자유치, 기술이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출 웃도는 연구개발비…의약품유통사업과 기술이전 성과는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하더라도 큐리언트의 확실한 연구개발 성과나 매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유상증자로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큐리언트가 도전한 사업다각화 중 하나인 의약품 유통사업으로 3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이 모두 임상 2상 이하에 있어 향후 대규모 연구개발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96억원(연구개발비율 220.05%)으로 상반기 전체 매출액(44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의약품 유통사업을 시작한 후인 2021년과 2022년 연구개발비는 각각 164억원(336.44%), 197억원(232.47%)이다. 매년 매출을 뛰어 넘는 연구개발비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통상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수억원의 비용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큐리언트는 기술이전으로 매출 방어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큐리언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Q301(아토피성 피부염)의 임상2상에서 확인된 효능으로 기술이전을 위한 파트너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텔라세백(Q203, 다제내성결핵)의 임상시험을 본격화해 2026년까지는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정이다.
또한, 큐리언트는 오는 10월 유럽암학회(ESMO 2023)에서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Q901 임상1상 디자인을 소개하며 파트너와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큐리언트가 상장이후로 기술이전을 통해 발생한 매출은 2021년 2억원, 2022년 5억9172만원이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기술이전 등을 통한 매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디자인 소개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Q901은 HR+ 유방암 환자군에서 기존 치료제들과 병용으로 효능이 확실해 이 분야에서 빅파마들과 파트너링 진행을 이어나가 내년 중에 대규모 기술이전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큐리언트는 의약품유통사업의 사업다변화를 통한 이익 극대화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의약품유통사업부에서 마진이 높은 상품과 거래처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큐리언트의 혁신신약의 국내 영업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큐리언트의 의약품 유통사업은 국내 대형 종합병원 중심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전문치료제 유통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약 95%가 전문의약품 매출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 큐리언트가 출시하는 혁신신약의 국내 영업마케팅 기능을 강화해 개발 중인 신약의 기술이전 시 국내 판권에 한하여 판권을 확보하고 국내 유통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