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등쌀에 코스닥서 짐싸는 바이오

입력 : 2023-09-26 오후 4:33:28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최근 바이오주의 이탈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HLB(028300)는 코스피 이전 상장을 전격 추진하는 한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역시 연내 셀트리온으로 흡수합병되면서 코스닥 시장을 떠나는데요. 이 같은 흐름은 무차별적인 공매도 공격을 피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LB(028300)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HLB 측은 투자자들의 코스피 시장 이전 요구와 더불어 최근 무차별적 공매도 공격에 시달리며 이전상장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기준 HLB의 9월 공매도 거래대금은 591억4100만원원을 기록했습니다. 연초인 1월에 215억9900만원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한 것인데요. 현재 공매도 허용 종목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으로 한정돼 코스닥150에 속한 HLB는 공매도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068270)도 공매도 세력을 피해 시장을 이전해달라는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코스피로 이전한 바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기업가치 재평가도 주요하게 작용했는데요. 진양곤 HLB 회장은 최근 간암치료제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신약 허가가 기업가치를 압도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낸 뒤 현재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신약 허가가 가시화하면 조 단위 글로벌 매출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 체급을 키우고 유동성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올들어 급격하게 올랐던 헬스케어주들도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HLB,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068760), 알테오젠(196170) 등으로 구성된 코스닥150헬스케어지수는 올 들어 2796.87로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14일에 비해 전일 12.7%가 빠진 2441.41을 기록했습니다. 
 
에코프로 형제 이전에는 코스닥 황제주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에 합병되면서 오는 12월18일 거래정지가 예정돼 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HLB 등 대형 바이오주가 코스피 이전을 마치면 시총 10위권 내 바이오주는 알테오젠만 남습니다. 알테오젠은 현재 시총3조2770억원으로 8위입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시총 1~5위가 모두 바이오 기업이었던 것과 사뭇 달라진 상황입니다. 이에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투자금도 감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피 이전 상장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닌데요. 셀트리온의 경우 코스피 이전 상장 직후 주가는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해 현재는 전일 기준 이전 상장일 대비 45.55%가 빠진 13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거래대금도 이전 상장 후 크게 늘었습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전 상장은 대외적으로 신뢰도 상승 효과가 있어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오른다는 기대감이 많이 생긴다"면서 "다만 실질적인 기업 가치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 결국 주가는 제자리로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무소 전경.(사진=한국거래소)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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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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