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노이드 유증 적신호…최대주주조차 청약 '찔끔' 참여

AI 테마 타고 올해 주가 6배 넘게 급등
최대주주는 신주인수권 매도…투자자 비판 쇄도

입력 : 2023-10-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테마를 타고 급등세를 보였던 딥노이드(315640)의 유상증자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최대주주의 미진한 청약참여 때문인데요.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지난달 25일 딥노이드 신주인수권증서 26만9925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최 대표에게 배정된 신주권증서 26만9925주 중 90%를 매각한 건데요. 딥노이드 2대주주인 김태규 전무도 배정된 신주권(23만4123주) 대부분(21만711주)을 매도했죠. 최 대표는 예정대로 10%의 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정발행가(2만250원)를 기준으로 10% 청약에 필요한 금액은 6억원 가량인데요. 신주인수권증서 매도를 통해 최대표는 8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딥노이드의 304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달 16일부터 17일까지 기존 주주 대상으로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19일부터 20일까지 남은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일반공모합니다. 
 
주주들은 딥노이드의 유상증자 시점과 최대주주의 신주인수권증서 매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본업인 AI 사업의 성과보다는 테마로 인해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서 대규모 유증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저조한 최대주주의 청약이 현실화하면서 불만은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한 딥노이드 주주는 “딥노이드가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주주가치 희석을 막으려면 최대주주는 보유 지분을 팔아서라도 100% 이상 유증 청약에 참여해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딥노이드는 올해초 챗(Chat) GPT로 촉발된 AI 테마에 올라타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하반기 2차전지 테마주들의 조정이 이어지고 로봇, AI 테마가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올해초 5000원 선에서 거래되던 딥노이드 주가는 고점(9월8일) 기준 3만2950원까지 오르며 546% 급등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증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회사 입장에선 주가가 올랐을 때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같은 수의 주식을 발행하더라도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실제 딥노이드는 올해 최대한 곳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딥노이드는 지난 2021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요. 내년부터 특례 상장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딥노이드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각각 88억원, 53억원으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상황입니다. 올해 반기기준 자기자본은 63억원에 불과한 상황으로 자본금 확충이 없을 경우 내년부터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증권가에선 딥노이드의 AI 사업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아직 적자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32억원에 영업손실은 62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도 53억원에 이릅니다. 올해 반기 매출은 3억6676만원에 불과했으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주가가 올랐을 때 유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더 많은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테마 성격으로 급등한 주가가 언제 하락할지 모른다는 점인데 기존주주 입장에선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유증에 참여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부진한 청약 참여율은 주주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딥노이드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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