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글로벌경기 부진과 고금리 상황 속에서 바이오 업계가 임상을 중단하거나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입되는 투자금과 정부 지원마저 줄어들면서 자금난으로 고사 위기에 몰린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고도화를 위해 올해 한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288330)스는 최근 일부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BBT-176과 안저질환치료제 후보물질 BBT-212 등 2개 후보물질의 개발을 포기한 것인데요. 회사 측은 "연구와 파이프라인 개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본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
제넥신(095700) 역시 단장증후군 치료제인 'GLP-2(GX-G8)'의 1상 시험을 스스로 중단했는데요. 단장증후군이 정확한 유병률조차 알려지지 않은 매우 희귀한 질병으로, 환자 수가 적어 국내 및 해외에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어 전략적 경영의사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자금 경색으로 일부 파이프라인 연구개발과 임상시험에 적신호가 켜진 것인데요. 신약 개발은 당장 매출이 없지만 제품 판매가 본격화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연구비를 써야 하는데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서 모집하겠다는 바이오 기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민간의 벤처 투자 급감뿐 아니라 정부의 바이오 투자마저 쪼그라들 기미가 보이고 있는데요. 정부는 내년도 정부 R&D 사업 예산을 올해 대비 13.9% 감소한 약 2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여기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예산도 올해 대비 57% 가량 삭감될 예정입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정부가 추진한 K-바이오백신펀드도 운용사 선정과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밑돌 빼서 윗돌 괴기' 식의 유상증자가 아니라 자금조달 목적이 명확하고 잠재력이 있는 바이오사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바이오사는 파이프라인 효율화, 투자자는 옥석가리기를 할 수 있는 적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오 산업 현장방문에 나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월 충북 청주 오송읍 에이프로젠을 찾아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