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공동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대부분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기술을 공유하거나 협업했다면 최근에는 대형 제약사 간 협력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와 GC
녹십자(006280)는 면역질환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면역질환 가운데 만성 염증성질환을 표적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타깃을 공동으로 선정하고 신규 모달리티로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GC녹십자는 선정된 타깃에 적용할 수 있는 물질을 제작하고 특정 장기에 전달 가능하도록 최적화 과정을 수행합니다. 동아에스티는 녹십자가 제작한 물질을 세포 수준에서 작용기전을 확인하고 동물모델에서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입니다. 도출될 결과의 권리는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합니다.
HK이노엔(195940)과 동아에스티도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습니다.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저해제에 동아에스티의 단백질 분해 기반기술을 접목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EGFR 분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이뤄지는 대형 제약사 간 협업은 이례적인데요. 국내 제약사들은 복합제 등 개량신약이나 복제의약품(제네릭)에 집중해 왔고,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는 대형제약사가 바이오벤처의 후보물질을 도입해 후속 연구를 통해 물질 최적화와 임상을 거쳐 상업화에 나서는 식이었죠.
(사진=각사)
해외에서는 공동개발 거래 금액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는 등 이미 신약 개발을 위한 활발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바이오앤테크와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고, 앞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공동개발을 통해 항응고제 '엘리퀴스'를 내놓은 바 있죠.
국내에서도 대형 제약사 간에도 공동연구뿐 아니라 단순투자, 라이선싱, 아웃소싱 등 다양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품 개발에서 리스크를 분담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선 각사의 임상 경험과 기술, 자본력, 영업 역량이 합쳐진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겠죠.
업계 관계자는 "혁신 신약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재원과 기술 협력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라면서 "연구개발 효율성 측면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의 협업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