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기대주로 꼽히던
와이랩(432430)의 밴처캐피털(VC) 물량이 전량 해제됩니다. 와이랩은 상장 직후 VC 등 기존주주들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상장 첫날부터 일부 VC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나타난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20일 이후 와이랩 기존주주들의 3개월 의무보유 물량이 모두 해제됩니다. 이번에 의무보유가 해제되는 물량은 기존주주 물량 149만6438주와 기관투자자 물량 24만2885주로 발행주식총수(1583만1354주)의 14.75%에 해당합니다.
와이랩은 성장성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성장성 특례는 현재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상장 주관사가 사업 성장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추천 상장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지난 2017년 도입됐습니다.
성장성 특례로 상장한 와이랩은 상장 전부터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았는데요. 2015년 시리즈A(30억원)와 지난해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등 175억원이 넘는 외부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다만 와이랩의 투자 유치들은 상장 후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와이랩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총 1942개 기관이 참여해 182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공모가는 공모가 밴드(7000~8000원) 상단을 초과한 9000원으로 결정되면서 따따블(공모가 대비 400%)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상장 당일 주가 역시 공모가 대비 140%(1만2600원) 높은 2만1600원에 출발해 장중 한때 2만2000원까지 오르며 144%의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이내 주가가 내리 빠졌습니다. 주가 하락의 이유론 VC 등 기존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꼽힙니다. 실제 와이랩 상장 당일 한국거래소는 ‘단일계좌 거래집중’ 종목으로 지정했는데요. 개인과 기타법인이 각각 49만7500주, 32만주를 순매도했고 주가도 하락했죠.
와이랩의 대량매도는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로 판단됩니다. 상장 전 투자한 L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첫날 의무보유 확약이 없는 주식 49만7500주를 장내 매도했으며, 다음날 9만7625주를 추가로 매도했습니다.
와이랩은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종가는 8940원으로 공모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이번 3개월 의무보유 해제로 와이랩의 주가 부침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무보유가 해제되는 물량 대부분이 VC 등 재무적투자자(FI)이기 때문입니다.
FI는 사업의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주는 초기 투자자입니다. 초기 투자자인 만큼 공모가를 하회하는 주가에도 영향을 받지 않죠. 일례로 LB인베스트먼트는 와이랩 상장 전 40억원을 투자했는데요. 상장 당시 보유했던 주식은 119만250주로 주당 평단가는 3360원입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와이랩 상장 후 주식매도를 통해 76억원을 확보하며 이미 투자금 회수를 완료했는데요. 현 주가에서도 166%의 수익 실현이 가능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와이랩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FI들의 차익실현 및 투자금 회수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며 “FI들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많은 만큼 수급에 의한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와이랩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