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고등학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부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특목고) 존치 결정과 '교육자유특구'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화된 수능과 상대평가 유지한 채 고교학점제 추진 어불성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윤석열정부 교육 정책 관련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사걱세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진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춰 고등학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55.4%가 '동의'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35.1%)보다 20.3%p 높았습니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56.2%가 '찬성' 의사를 표했습니다. '반대'는 32.3%로 확인됐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통해 2025년부터 고등학교 내신의 경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5등급제로 개편하고, 수능은 9등급 상대평가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신소영 사걱세 정책팀장은 "상대평가 성적이 대입에 반영되는 순간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자신보다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을 기피하고, 좋은 등급을 받기 유리한 과목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강화된 수능의 영향력과 촘촘한 상대평가를 유치한 채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설문조사 결과 국민의 55.4%가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춰 고등학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그래프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자유특구' 도입에도 54.9% 반대…40대 66.8% '잘못된 결정'
정부의 자사고·특목고 존치 결정이 '잘못됐다'는 응답도 54.7%로 '잘했다'(35.7%)에 비해 19.0%p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18~29세의 경우 60.3%, 40대에서는 66.8%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2025년부터 자사고·특목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문재인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해당 학교를 다시 존치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이러한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정부가 지방을 살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자유특구' 도입을 두고도 54.9%가 '반대' 의사를 보였습니다.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33.6%에 그쳤습니다. '교육자유특구'는 해당 지역의 각종 규제를 완화해 초·중·고교가 교과과정과 학생 선발 등에 대한 자율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입니다.
정지현 사걱세 공동대표는 “사교육 경감으로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정부가 자사고·특목고를 존치한다고 결정한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이라면서 "'교육자유특구' 정책 역시 고교서열화가 더욱 심화돼 결과적으로 교육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걱세는 △고등학교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환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등 고교서열화 해소 정책 추진 및 법률 마련 △'교육자유특구' 정책 폐기 등을 요구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자신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고등학교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환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등 고교서열화 해소 정책 추진 및 법률 마련 등을 요구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