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평서 어려워진 국어…수능 변수?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영어 어려워지고 수학 쉬워져
영어는 난이도 조정 가능성 높아…국어, 주요 변수로 부상

입력 : 2023-10-04 오후 3:32:47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이도 문항) 배제 방침 이후 처음 치러진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와 영어는 어렵게, 수학은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영어의 경우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비율이 지난 2017년 절대평가가 도입된 이후 9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가장 낮을 만큼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와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의 중요성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영어는 절대평가 도입 취지에 맞춰 난이도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표준점수 최고점, 국어 142점·수학 144점…영어 1등급 비율 4.37%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4일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6일 실시된 9월 모의평가에는 총 47만5825명이 접수했으나 실제 응시한 인원은 37만4907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이 28만4526명으로 75.9%,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이 9만381명으로 24.1%를 차지했습니다.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작년 수능 134점과 지난 6월 모의평가 136점보다 각각 8점·6점이 오르면서 어려워졌습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가 다른 수험생의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어려운 시험일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습니다.
 
급격히 상승한 난이도로 인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의 수도 135명(0.04%)에 그쳤습니다. 작년 수능에서는 371명,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1492명의 표준점수 최고점자가 나온 데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모습입니다.
 
절대평가 방식인 영어도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비율이 4.37%(1만6341명)에 불과해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절대평가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얻으면 무조건 1등급을 받을 수 있어 상대평가에 비해 1등급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상대평가와 비슷합니다.
 
게다가 이는 지난 2017년 영어에 절대평가가 도입된 이후 9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비율입니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인 6월·9월 모의평가와 수능을 통틀어 보면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4.1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습니다.
 
반면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4점으로 작년 수능 145점과 지난 6월 모의평가 151점에 비해 각각 1점·7점 하락했습니다. 표준점수 최고점자 역시 2520명으로 지난해 수능 934명의 2.7배, 6월 모의평가 648명의 3.9배 많았습니다.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으로 4점짜리 주관식 문제 난이도가 내려가면서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약화된 양상입니다.
 
지난달 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와 영어는 어렵게, 수학은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6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9월 모의평가 문제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입시 전문가 "국어로 변별력 결정될 수 있어…영어는 난이도 조절될 듯"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가 올해 수능에서 변별력을 가를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고 평가합니다. '킬러 문항' 배제로 수학의 난이도 조절에 한계가 있어 국어로 변별력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겁니다. 국어는 '킬러 문항'을 없애도 선택지를 어렵게 하는 방식 등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수학의 경우 이러한 방식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의 경우 올해 수능에서도 9월 모의평가와 같은 난이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어의 최상위권 변별력이 확보되면서 올해 수능에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고 밝혔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아닌 분포도를 살펴봐도 국어의 1등급 분포 개수가 13개로 수학 10개보다 3개 많아 최상위권에서의 변별력이 국어에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다만 2~3등급에서는 표준점수 분포 개수가 수학이 19개로 국어 14개에 비해 5개 많은 만큼 수학의 변별력도 여전히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수능에서 영어는 이번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난이도가 내려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번 9월 모의평가가 절대평가 도입 취지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어려웠으니 난이도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상위 등급의 비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만큼 실제 수능에서는 이보다 다소 쉽게 난이도 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와 영어는 어렵게, 수학은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6일 울산 중구 약사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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