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이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개편안)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개편안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을 더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내신에 대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적 부담도 더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들은 고교 내신·수능의 절대평가 전환과 수능 자격고사화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줄 세우기 경쟁으로 승자 독식 구조 만드는 게 공정 아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우리학교시민모임 등 43개 교육 관련 단체들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편안 폐지 및 전면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2025년부터 적용될 고교학점제와 새로운 교육과정은 절대평가에 기반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과도한 사교육 및 줄 세우기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능을 그대로 두고 엉뚱한 학교 내신 평가만 고치겠다고 한다"며 "학교 평가 방식과 수능의 불일치는 수능의 영향력을 더 강화해 사회·경제적 배경이 우수한 계층의 상위권 대학 독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5년부터 고교 내신의 경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성적을 병기하는 5등급제로 개편하고,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 과목을 폐지하면서도 9등급 상대평가 체제는 유지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만주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이사장은 "이번 개편안은 일부 변화를 가지고 본질을 숨기는 양두구육인 데다 철학도, 명분도, 방향도 없다"면서 "학령인구 감소로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에 줄 세우기 경쟁을 시켜 승자 독식의 구조를 만드는 게 공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43개 교육 관련 단체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 폐지 및 전면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오히려 경쟁 더 치열해져"…수능 절대평가·자격고사화 요구하는 서명운동 돌입
참석자들은 이번 개편안이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폭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박성욱 전교조 정책실장은 "고교 내신 5등급제 도입으로 경쟁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상위권 학생들은 한 과목이라도 1등급을 받지 못하면 대입 수시 모집에서 치명적인 불이익이 생길 수 있어 오히려 더 치열한 경쟁만 벌어질 것"이라면서 "수능 선택 과목 폐지 역시 국어와 수학의 수능 영향력을 강화해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단체들은 경쟁 교육과 교육 불평등만 야기하는 현재의 개편안을 전면 철회하고 새로운 개편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비정상적인 대한민국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첫 단추는 고교 내신과 수능의 전면 절대평가"라며 "이 첫걸음이 수능 자격고사화로 이어진다면 과도한 입시 경쟁 교육과 대학 서열도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수능의 절대평가와 자격고사화를 요구하는 전 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43개 교육 관련 단체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 폐지 및 전면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