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밑도는 상장리츠, 고금리 '가시밭길'

상장리츠 23곳 중 74%는 공모가 하회
금리에 얼어붙은 투심…코스피 대비 17%P 낮아
지금이 투자 적기?…오히려 높아진 시가 배당율

입력 : 2023-10-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주식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주가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도 바닥입니다. 일부 상장리츠들은 차임금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에 나서며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리츠 23곳 중 17(73.9%)곳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국내 상장리츠들은 올해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상장한 삼성FN리츠(448730)한화리츠(451800)를 제외한 21개 상장리츠의 평균 하락률은 8.70%입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상대 수익률은 -16.76% 에 달합니다. 이 기간 코스피는 8.06% 상승했죠. 10% 넘게 빠진 리츠만 총 12개인데요.
 
모두투어리츠(204210)(-27.43%), 마스턴프리미어리츠(357430)(-27.33%), 미래에셋글로벌리츠(396690)(-26.88%), 롯데리츠(330590)(-26.40%), SK리츠(395400)(-26.30%), KB스타리츠(432320)(-21.80%) 등 6곳은 20% 넘게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를 말합니다. 상법에 따라 이익배당한도의 90%를 주주에게 배당해야 법인세를 면제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변동성 장세에서도 안정적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란 평가를 받고 있죠.
 
리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금리 인상이 꼽힙니다. 리츠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 투자자들의 자금뿐만 아니라 대출을 활용합니다. 리츠는 자기자본의 2배 이내에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데요.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죠. 금리가 리츠의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리츠 중 작년 3월말 기준 자산총계 1조원 이상인 곳은 KB스타리츠,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365550),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357120),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293940) 등 총 7곳인데요. 이중 작년에 상장한 KB리츠를 제외한 6곳의 차입금 규모는 총 8조614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6개 상장리츠의 자산총계(13조549억원)의 65.98%에 달합니다.
 
리츠가 차입한 금액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데요. 금리가 오를 경우 그만큼 이자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리츠의 수익성이 악화하죠. 그만큼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많은 리츠들이 차입금 대환 및 차환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투자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자금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 지난 9월 공모채 및 은행 차입금 상환을 위해 8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는데요. 기관투자자가 받아간 공모채 규모는 단 2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780억원은 주관사인 KB증권이 모두 받아갔죠. 전자단기사채 상환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한 SK리츠 역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했습니다. 총 발행 규모 3060억원 중 19.71%가 실권주로 발행됐는데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관사가 603억여원 어치 실권주를 모두 인수했습니다. 
 
상장리츠의 투심악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오히려 투자 적기라는 판단도 나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장리츠의 배당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섭니다. 국내 상장리츠들은 공모가 대비 5~7%수준의 연간 배당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난 19일 기준 23개 상장리츠의 시가배당률은 8.88%에 달합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오피스 시장은 낮은 공실률과 지속적인 임대료 증가로 글로벌 리츠 시장에서 매력 우위에 있다”며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더해지고 있어 투자환경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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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