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인공지능(AI)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로 방향타를 잡은 가운데,
KT(030200)의 초거대 AI 믿음으로도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KT의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와 기가지니 등에 적용돼 해석과 생성 등 멀티태스킹, 외부지식의 빠른 습득의 기능 제공에 나서고 있는데, 연내 공개를 통해 사업의 본격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시장 초기에는 B2B 고객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B2B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AI 믿음은 배순민 KT융합기술원 연구소장을 필두로 한 KT AI2XL 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AI 원팀을 중심으로 개발 중입니다. 지난 6월 AI 사업 비전 발표에서 2027년까지 믿음 고도화와 원천기술 확보에 4조원 규모의 개발 비용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당시 발표했던 AI 사업 관련 투자 7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KT는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등 AI사업 인프라에 2조원, 로봇과 교육 등 AI 융합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KT 임시주주총회에 게시된 믿음 현수막. (사진=뉴스토마토)
믿음은 고도화된 멀티모달로 발전을 준비 중입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AI를 선보이겠다는 것으로, 인간처럼 인식할 수 있는 믿음을 진화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믿음은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AI 모델과 AI 윤리 체계화·2단계 필터링 기술 지원, AI 지능의 빠른 확장구조 등을 갖춰 설계됐습니다. 이를 위해 KT는 믿음에 200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의 연산능력을 학습시켰습니다. 오픈AI가 발표했던 GPT-3보다 큰 규모입니다.
풀스택도 KT가 주요하게 내세우는 AI 전략 중 하나입니다. KT에서 풀스택 구축을 위해 AI반도체부터 솔루션, 클라우드 같은 서비스 인프라까지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1년 AI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과 AI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 모레에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까닭입니다. 지난 7월에는 모레에 KT가 100억원, KT클라우드가 50억원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KT AI 믿음 소개 페이지. (사진=KT)
KT는 믿음 공개를 시작으로 B2B 고객에게 믿음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기반으로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KT는 AI 사업 모델을 크게 3가지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된 것은 KT 100번 고객센터에 적용한 콜센터 고도화 사업입니다. AICC를 플랫폼화해 2025년까지 매출을 3000억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입니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개방을 통해 B2B 고객들이 믿음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 중입니다. KT는 홈페이지에 믿음의 적용사례를 설명하며 "중소기업·벤처기업·공공연구소에 믿음 API를 제공해 확산하려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믿음 API는 긍·부정 분류, 감정분류, 상담대화 요약, 유해정보 필터링 등 13개를 제시했습니다. KT 측은 "그룹사 서비스에 믿음을 접목해 B2C로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