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최근 5년간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다수의 위반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기까지 평균 14년 이상이 걸리는 등 조합 비리문제가 신규 주택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입니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재건축·재개발 현장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국토교통부와 관할지자체가 시행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합동점검에서 총 621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일 김민기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총 621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표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조사 결과.(표=뉴스토마토)
위반행위 적발건수는 2018년 107건, 2019년 162건, 2020년 69건, 2022년 173건, 2023년 상반기 110건으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현장조사를 나가지 않았거나 축소한 2020년, 2021년을 제외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위반행위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적발된 위반행위의 절반은 경미한 실수로 인정돼 행정지도 조치를 받았지만 시정명령(174건)과 수사의뢰(91건), 환수조치(13건) 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 중 수사 의뢰된 사건을 보면 한 조합은 사전 총회 의결 없이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을 1645억원 상당(13건) 체결했습니다. 또 총회 의결 없이 업체를 선정하거나 선정할 1개 업체만 상정하는 등 다수의 입찰 비리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사업 완성, 조합 해산까지도 상당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정비사업이 완료돼 조합이 해산된 30개 구역의 정비구역지정일부터 조합해산일까지의 평균 사업기간은 170개월로, 14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합설립 이후 사업시행인가까지의 기간은 평균 45개월로 가장 오래 걸렸습니다.
부산에서는 지난 2005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후 20년 가까이 사업이 표류하다 지난해 정비구역이 해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조합 내 비리 문제가 신규 주택 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재개발 사업장 후보지 모습.(사진=뉴시스)
이러한 탓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0년부터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공공정비사업 제도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공공이 나서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투명한 사업관리와 조합 내 갈등 및 비리 등을 예방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오는 2024년 공공정비사업 예산 편성 내역을 보면 향후 국토부는 신규 후보지 선정 대신 이미 선정된 후보지 관리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며 해당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민기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조합 내부 갈등과 비리 적발, 사업성 부족 등으로 신속한 정비가 필요함에도 사업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에 추진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공공재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컨설팅, 내부 감사 등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해 주택 보급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