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치명적인 '염증성장질환'

병증 악화되면 장폐색, 장천공 합병증 위험

입력 : 2023-10-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염증성장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있죠.
 
20~30대에 많이 나타나는 궤양성대장염은 직장과 결장으로 이어지는 대장 점막에 넓게 퍼진 염증이 특징인데요. 흔히 대장을 침범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기도 합니다. 점액이 섞인 혈변과 수회에서 수십 회의 설사가 주된 증상이며, 심한 경우에는 발열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10~20대 환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깊은 궤양을 동반한 염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며 주로 복통과 체중 감소의 증상을 보입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며, 병적인 변화가 분포하는 양상이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유전적 요인 외에도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장내 세균총에 대한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설사, 복통, 체중 감소이며, 전신 쇠약감, 식욕부진, 구토 같은 전신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 중 절반이 여러 가지 이유로 수술적 치료를 받는데, 주로 출혈과 농양, 장폐쇄, 협착,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하게 됩니다.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치루가 있습니다. 치루는 크론병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인데 일반적인 치루와 달리 한 번의 수술로는 잘 치유되지 않으므로 여러 차례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동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만성 재발성 질환…염증수치 관리 중요
 
김동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과민성 장증후군, 감염성 장염, 치질 등으로 오해하기 쉬워 진단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게 될 경우 지속적인 영양결핍과 복통, 설사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발생하고 심할 경우 장폐색, 장천공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복통, 설사, 혈변의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염증성장질환의 진단은 한 가지 검사로는 어려우며 증상을 비롯한 병력 청취, 혈액검사, 복부 엑스선, CT 및 내시경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염증성장질환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규명된 것이 많지 않은데요. 유전, 환경, 면역체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크론병의 경우에는 흡연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죠. 또한 서구식 식습관과 지나치게 깨끗해진 위생환경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당수 환자들이 염증성장질환 증상이 처음 나타나 병증을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유사한 증상인 과민성 장증후군, 장염, 치질 등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혈변이 나타나면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염증성장질환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으로,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 삶의 질 향상을 치료의 목적으로 합니다.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가 주로 이루어지지만 장 협착, 천공, 농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치료도 고려합니다. 이전에는 치료약제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새로운 생물학적제제와 소분자물질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다양한 약물을 환자에 맞춰 적용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되지 않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시키고 염증 수치가 정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약을 처방대로 투여하고 식이요법, 운동 등을 잘 실천하면 수술 한 번 받지 않고도 평생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사례들도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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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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