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바이넥스, 6년 만에 영업손실…재무건전성 '적신호'

6년 만에 적자전환에 현금창출력 '후퇴'
단기차입금만 유동성 자금의 4배 넘어
신규 CMO 수주 통해 실적 개선 '안간힘'

입력 : 2024-10-0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6: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넥스(053030)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상반기 기준 6년 만에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현금창출력이 음수(-)로 전환한 가운데, 단기차입금까지 유동성 자금의 4.5배까지 불어나면서다. 바이넥스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 신규 위탁생산(CMO)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 해소할 계획이다.
 
(사진=바이넥스)
 
6년 만에 적자전환…현금창출력까지 '후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넥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89억원으로 나타났다.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1년 전 87억원 흑자인 것과 비교해 악화됐다.  
 
줄어든 매출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넥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12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877억원)보다 30.22%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 2021년 1344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2년(1567억원)과 지난해(1548억원)를 거쳐 확대됐지만, 올해 다시 몸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넥스는 지난 2001년 상장한 위탁생산개발(CDMO) 전문 기업이다. 바이오의약품 원제와 완제의 CMO와 케미컬의약품인 하일렌(점안제)과 비스칸엔(소화정장생균제)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왔다.
 
올해는 수주 계약 감소 등에 따라 전체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게 바이넥스 측 설명이다. 매출이 크게 늘었던 2022년 수주잔고는 66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28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말에는 362억원까지 규모를 키웠지만, 2022년의 절반에 그친 상황이다.
 
비용 효율화에 실패한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바이넥스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원가율은 87.24%(534억원)로, 매출 규모가 더 큰 지난해 상반기(56.39%, 495억원)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율도 33.72%(296억원)에서 43.65%(267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부진한 실적은 현금창출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기순손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음수(-)로 전환하면서다. 지난해 상반기에 바이넥스는 영업활동으로 107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162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쪼그라든 유동성에 차입부담 가중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넥스의 현금 곳간도 점차 비어가고 있다. 바이넥스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 1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투자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535억원 수준이던 유동성 자금은 지난해 135억원까지 줄었고, 올해도 회복하지 못했다. 유동비율도 지난해말 109.27%에서 올해 상반기말 84.68%까지 낮아졌다.
 
문제는 단기차입금이 유동성 자금의 4.5배에 달하는 수준까지 늘었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바이넥스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459억원이다. 지난해말에는 280억원 수준이었으나, 인천 송도공장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와 오송공장 업그레이드 등 신규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선투자를 하면서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단기차입금에 유동전환사채까지 포함하면 바이넥스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금액은 더 커진다. 현재 바이넥스가 보유한 유동전환사채는 200억원 규모다. 2020년 10월 발행한 380억원 규모의 제5회차 전환사채로 2022년과 지난해까지 총 4번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발동하면서 현재 200억원의 잔액이 남아 있다.
 
기대를 걸 수 있는 건 제5회차 전환사채의 채권자가 주식전환청구를 실행하는 것이다. 제5회차 전환사채의 만기이자율은 0%다. 여기에 전환가액은 2만1665원으로, 현재 주가(26일 종가 기준 2만5300원)가 더 높기 때문에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전환청구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넥스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 신규 CMO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차입 부담도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넥스는 지난 24일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확정 계약 금액은 약 174억원으로, 최근 매출액의 11.27%에 달한다. 계약에 따라 상대 기업을 알 수 없지만, 오는 2026년 9월30일까지 바이넥스가 위탁 생산을 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068270)의 바이오시밀러 위탁 생산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지난 2021년 11월 바이넥스는 셀트리온과 CMO 국산화 협약을 맺었던 바 있다. 이에 올해 6월 바이넥스의 송도 1공장은 FDA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실사를 마쳤다. 현재는 FDA에서 심사 중이다.
 
바이넥스가 위탁 생산할 예정인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셀트리온이 품목허가를 신청했던 △CT-P39(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41(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CT-P42(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7(악템라 바이오시밀러) 등 가운데 하나일 거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차입금을 단기로 설정한 이유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업용 제품 생산을 위한 대형 CMO 프로젝트 등 신규 수주가 증가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단기차입금은) 영업과 재무수익을 기반으로 상환할 예정이며, CB의 경우 조기상환 청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채권자 의지에 따라 전환권이 청구되면 200억원에 대한 부채는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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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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