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제약 기업들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 펫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한 데다 정부에서 펫보험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동물의약품을 사용이 보편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업계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반려동물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GC녹십자(006280)와 대웅제약(069620)은 반려동물 관련 자회사를 설립해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GC녹십자홀딩스(005250)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자회사 그린벳은 최근 나노 신소재 개발 기업 씨투씨소재와 동물용 의약품과 보조 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린벳은 태반 전문 기업인 제이비피코리아와 반려동물 영양제 'JBP 플라센타(태반) EQ'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인지기능장애 증상과 탈모, 식욕 및 활력 개선을 앞세운 이 제품은 미소몰을 통해 동물병원 채널로만 판매합니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펫'을 통해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연구개발(R&D) 기반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6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과 동물의약품 공동연구개발 및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동물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효능 검증과 연구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대웅펫은 반려동물의 난치성 질환을 치료 및 개선할 수 있는 신약도 개발 중인데요. 지난 5월 출시된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를 동물용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한양행(000100)은 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플루터와 지난달 반려동물 관절 건강을 위한 동물용 의료기기 '애니콘주' 판매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습니다. 애니콘주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으로 구성된 동물용의료기기로, 골관절염이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주사제입니다. 유한양행은 지엔티파마와 지난 2021년 5월 반려견 인지기능 장애 개선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바 있으며,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며 동물의약품사업부(AHC)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광동제약(009290)은 헬스케어 관련 기업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펫 헬스케어 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비상장기업인 씨티바이오와 비엠스테이지에 각각 30억원, 1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비엠스테이지는 사물인터넷(IoT)기반 펫 솔루션 개발에 특화한 기업입니다. 씨티바이오는 자회사 씨티씨백을 통해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용 품목 허가를 받은 곳입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3월 전통 원료 제조·배합 노하우를 담은 반려견 영양제 브랜드 '견(犬)옥고'를 론칭하며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시작했죠. 

 

동화약품(000020)은 지난 3월 반려동물 토탈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핏펫'에 50억원을 투자하며 동물의약품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동화약품은 핏펫이 가지고 있는 수십만 건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동아제약, HLB생명과학(067630), 박셀바이오(323990)도 등도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정부가 '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전격 발표하면서 동물의약품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는데요. 업계에서는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보험 상품이 다양화·활성화 하면서 동물의약품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치료에 워낙 큰 비용이 들다 보니 그간에는 아프면 방치 내지 유기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보험 제도가 개선돼 보상 폭이 늘어나면 의료시장도 확대해 동물의약품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