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의대 준비' 열풍…벌써부터 들썩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움직임에 학생·학부모 의대 관심 높아져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 준비…재수생·대학생·젊은 직장인도 뛰어들어

입력 : 2023-10-24 오후 4:07:34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의 의대 모집 정원 증원 움직임에 서울 주요 학원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준비하는 '초등 의대 준비반' 문의가 쇄도하는 것은 물론 재수생과 대학생들의 의대에 대한 관심 역시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젊은 직장인들까지 의대 준비에 나서면서 학원가에는 말 그대로 '의대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잇따른 의대 준비 문의에 '초등 의대 준비반' 증설…'의대 전문 재수 학원'도 생겨
 
24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대 모집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서울 강남과 목동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벌써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준비하고자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근래 우리 사회의 의대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일이 이례적이지는 않으나 학생과 학부모들이 그 어느 때보다 의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학원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초등 의대 준비반'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면서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학원도 상당수인 데다 요즘은 '의대 전문 재수 학원'까지 생겼습니다.
 
지난 18일 진행된 강남대성기숙학원의 의대관 윈터스쿨 학생 모집이 개시 6분 만에 마감된 것만 봐도 지금 의대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윈터스쿨은 예비 교습비 70만원을 선입금해야 접수를 완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총 교습비도 400만원이 넘지만 10분도 안 돼 정원 500여 명이 다 찬 것입니다. 다른 대형 학원들의 윈터스쿨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 A씨는 "이전까지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의대 진학 준비 관련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도 상당수"라며 "아직 의대 정원 증원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여러 학원이 긴급 설명회를 여는 등 뜨거운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재수생·젊은 직장인까지 의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학원의 모습.(사진 = 뉴시스)
 
재수생·대학생에 이어 젊은 직장인도…"교사 등 다양한 직종서 의대 관심"
 
의대 정원이 1000명 이상 파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재수생과 대학생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입시 공부를 1~2년 더 해서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면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젊은 직장인들 가운데서도 의대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 B씨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 직장인들의 의대 진학 준비 관련 문의가 많아졌다"며 "교사·공무원·대기업 종사자 등 다양한 직종의 직장인들이 의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종로학원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통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대학교 의약 계열의 26세 이상 성인 입학자는 2017년 130명에서 지난해 582명으로 5년 새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학원가의 '의대 열풍'에 대해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의사들의 연 소득이 다른 전문 직종에 비해 높은 만큼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의사들의 소득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없다면 이러한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재수생·젊은 직장인까지 의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학원의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장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