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북미 전기차 충전기 시장 진출'이라는 도전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북미향 전기차 충전기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글로벌 전기차 충전 사업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는 모습입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모델명 'EVW011SK-SN' 전기차 충전기에 대한 전파인증을 획득했습니다. FCC 인증은 미국에서 전자 제품을 판매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입니다. 현지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FCC 인증 문서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미국에서 제조됐으며, 주파수 60㎐를 지원하는 11kW 완속 충전기로 예상됩니다. 외관은 LG전자가 올해 6월 출시한 7kW 완속 충전기 모델 'EVW007SK'와 유사합니다. 벽걸이 형태인 이 제품은 10.9㎝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 결제뿐 아니라 충전 시간, 충전량, 충전 금액 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미향 제품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의 새로운 전기차 충전기는 지난 8월 국내에서도 'OCPP(개방형 충전기 프로토콜) 1.6' 인증을 통과했습니다. OCPP는 충전기 운영업체마다 서로 다른 통신 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과금 또는 로밍 등에 필요한 호환 문제를 해결하는 국제 통신 규약입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70여개국, 161개사에서 이를 충전 관리 통신 규약으로 채택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최근 FCC 인증 획득한 'EVW011SK-SN'와 올해 6월 출시된 'EVW007SK'. 사진=FCC, LG전자
LG전자는 이번 FCC 인증 통과와 국내 충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북미 전기차 충전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앞서 회사는 지난 7월 미래 비전 간담회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지난해 하이버차저(옛 애플망고)를 인수하면서 본격화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급속과 완속 등 총 4종의 충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 이마트 매장 30여개 점포에 100kW 급속 충전기와 7kW 완속 충전기를 설치했습니다. LG전자가 충전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2030년 1860억달러(약 24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FCC 인증을 받은 전기차 충전기에 대해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라면서도 "개별 제품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